|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대웅제약이 미국 바이오제약사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에 대한 지원을 단순한 재무 투자 수준을 넘어 경영 지배권 확보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전환사채 교환 거래를 통해 대웅제약이 이온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지배주주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온바이오파마는 11월 14일(현지시간)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웅제약과의 전환사채 교환을 포함한 두 건의 재무 거래를 발표했다. 이 거래는 600만 달러 규모의 PIPE(사모투자) 금융과 함께 진행되며, 이온바이오파마의 부채를 90% 이상 줄이고 현금 유동성을 2026년 2분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력 파이프라인인 ABP-450 바이오시밀러(생동의약품) 프로그램 개발을 최대 6개월 앞당길 전망이다.
◆ 최대주주 전환 가능성 높아져
주목할 점은 이번 거래의 규모다. 대웅제약은 약 2310만 주의 보통주를 받는 한편, 150만 달러 규모의 새로운 전환사채(만기 2030년)와 800만 주 매수 워런트(행사가 $1.09392)도 추가로 확보한다.
현재 이온바이오파마의 발행주식 총수가 약 1,164만 주인 점을 고려하면, 대웅제약이 약 2,310만 주를 추가 취득할 경우 지분율은 20%에 못 미쳤던 수준에서 50%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800만 주의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주요 투자자 수준을 넘어 사실상 이온바이오파마의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지배주주 지위를 의미한다.
◆ 재무 건전성 개선 및 개발 가속화 동시에 노려
이러한 재무 거래는 이온바이오파마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보톡스(BOTOX)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중인 ABP-450의 긍정적인 생동성 데이터 발표와 함께 이뤄졌다. 이온바이오파마은 ABP-450이 보톡스와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과 매우 유사한 기능적 특성을 가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11월 19일로 예정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타입 2a 미팅에 앞서 제출됐다.
이온바이오파마의 로브 밴크로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대웅제약 및 기관 투자자들과의 금융 거래를 통해 부채를 90% 이상 줄이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며 ABP-450 프로그램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FDA 타입 2a 미팅을 앞두고 과학적, 재정적 강점의 위치에서 다음 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이온바이오파마의 ABP-450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ABP-450은 현재 에볼루스(Evolus)가 주보(Jeuveau)라는 이름으로 미용 목적으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복합체와 동일한 제품이다. 대웅제약의 제조 시설은 미국 FDA, 캐나다 보건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았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에서 ABP-450 치료 적응증에 대한 독점 개발 및 유통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최대주주가 될 경우, 제조부터 개발·유통까지 밸류 체인 전 단계를 사실상 통제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 추가 자금 확보로 성장 모멘텀 확보할 수 있을까?
이온바이오파마는 9월 30일 기준 590만 달러의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11월에 발표된 PIPE 금융의 자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는 이번 금융을 통해 FDA 미팅 이후에도 충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거래는 주주 승인이 필요하며, SEC 규정 및 주식시장 규정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주주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온바이오파마는 2019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임상 단계 바이오제약 회사다. 주가는 출범 이후 상당한 변동성과 하락세를 겪어왔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주가는 약 90% 이상 급락했으며, 2025년 11월 기준 주가는 0.9달러 대에 머물러 있다. 재무적으로도 순손실이 지속되며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기도 했고, NYSE 상장 유지에 위협을 받는 등 상장사로서의 퍼포먼스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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