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여천NCC를 둘러싼 공동투자사 한화와 DL(구 대림산업)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서로 상대방 탓으로 떠넘기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DL측의 전날(11일) 선공에 한화측이 이어 12일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마치 여론전으로 치닫고 있다.
◇ DL “정상화 위해 증자..책임 있는 주주라면 근본 원인부터 분석하라”
DL은 11일 이사회에서 DL케미칼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DL측은 여천NCC 부실화의 핵심 원인이 제대로 분석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DL은 단순히 자금만 투입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에틸렌의 가격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DL에 따르면, 여천NCC의 부실 문제는 한화가 원료가 가격 협상을 통해 자사 이익만 극대화하면서, 여천NCC의 경쟁력이 저하됐음을 지적하고 있다. DL은 “아무런 설명과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남발하는 것은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책임경영을 외면하는 무책임 행태”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 한화, “DL은 사실 왜곡·호도..시장원칙·법 집행 따라야”
이에 맞서 한화 측은 시장원칙과 법에 기반한 거래가 중요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한화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DL이 시장원칙을 무시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만을 관철시키려 한다고 응수했다.
특히, DL이 여천NCC의 즉각적인 자금 지원을 거부하는 등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화는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DL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국세청은 여천NCC가 DL에 공급한 에틸렌, C4R1, 이소부탄 등에서 ‘저가공급’으로 총 1,006억원의 법인세 추징 처분을 내렸다. 이 중 DL 관련 거래가 전체의 96%(962억)에 달했고, 한화와의 거래는 4%(44억)에 그쳤다.
한화는 DL이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고 항변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의 경우 한화와 DL 모두가 공급받는데 한화는 시가에 산정된 가격으로 거래한 반면, DL은 저가로 공급받았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C4R1, 이소부탄 등 DL만이 공급받는 원료도 제조원가 대비 낮은 금액에 판매돼 부당이익 논란이 일었다. 한화는 “DL이 팩트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거래계약 협상… “시장가 vs 장기 저가 계약”
한화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자신들은 시장가격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자는 입장이지만, DL은 시장가보다 저가로 20년 장기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시장 변동성이 큰 석유화학 업계 현실을 반영하여 5년 단위 계약을 제안했으나, DL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DL이 주장하는 정상화 우선이라는 말은 결국 여천NCC에 장기간 손해를 떠넘기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다. DL이 국세청 처분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 역시 한화 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부당거래로 인한 법적 리스크가 여천NCC에 또다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향후 정당하지 않은 거래조건으로 인한 과세처분, 불공정거래 조사 등이 반복될 경우 여천NCC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
DL이 여천NCC를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의사 없이 불명확한 유상증자 사실을 공개하고, 합작사 한화솔루션을 매도하는 입장을 언론에 표명한 점에 대해 한화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화 측은 “지금이라도 DL은 시장원칙과 법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건으로 원료공급 계약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며 “더불어 급박한 부도 위기 앞에 자금지원에 동참해달라”며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여천NCC는 한화와 DL이 지분 50%씩을 투자중이다. 이사진 역시 양측이 각각 3명(공동대표이사 1인 포함)씩 나눠 구성하고 있다. 지난 3월말 누적결손금은 2298억원. 부채비율은 280%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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