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무상소각은 큰 희생” MBK의 '프레임'전술[데스크칼럼]

경제·금융 | 심두보  기자 |입력

-‘MBK의 진심, 홈플러스 회생일까? 먹튀일까?’ 국회도 속내 파악나서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홈플러스에 대한 인가전 M&A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가 되어줄 원매자 물색이 관건이다. 외부 환경은 좋지 않다. 커머스 시장의 핵심 전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지 오래이고, 설상가상 미국의 관세 파동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재차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 3조 7,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써낼 적임자 찾기가 어려운 형국이다. 

그간 홈플러스를 경영을 주도했던 MBK파트너스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MBK파트너스에게 책임을 묻는 매서운 여론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민병덕)는 지난 1일 국회에서 ‘MBK의 진심, 홈플러스 회생일까? 먹튀일까?’를 주제로 제2차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민병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가 노동자와 서민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반드시 청문회를 열고,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도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의 10년에 걸친 투자 결과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가 앞서 언급한 이와 상반된 코멘트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6월 25일, 홈플러스 보통주 전량 무상소각 결정에 대해 “2조 5,000억원 상당의 보통주 전량을 무상소각하겠다는 것은 주주의 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MBK파트너스도 큰 희생을 감수하는 희생자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M&A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이 같은 주장에 씁쓸함을 토로하고 있다.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거짓 프레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짜 MBK파트너스가 큰 희생을 감수하냐라는 지적이다. 

‘주주의 큰 희생’에서 주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 주주는 MBK파트너스가 아니다. 희생을 감내하는 주주는 MBK파트너스가 설립·운용하는 사모펀드의 실제 투자자, 즉 LP(Limited Partner)들이다. MBK파트너스는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GP(General Partner)에 불과하다. 

그럼 LP는 누구인가? 국민연금공단, 캐나다의 CPP Investments, 싱가포르의 테마섹(Temasek) 등이 핵심 멤버들이다. 이들 연기금은 개별 국민과 사회 구성원이 위탁한 자금을 운용한다. 운용 결과 따라오는 수익 혹은 손실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몫이다.

MBK파트너스는 ‘주주의 큰 희생’을 언급하면서 주주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 

속내를 한 꺼풀 뜯어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임직원과 입점업체, 채권 투자자들, 그리고 LP들이 모두 고통과 손실을 겪는 와중에 유일하게 이득을 본 당사자다.

통상 PEF는 펀드를 운용하는 기간 동안 매니지먼트 수수료를 매년 안정적으로 수취한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GP는 운용자산(AUM)의 약 1.5%~2%를 연간 수수료로 책정한다.

2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 1.8% 수수료를 8년 동안 적용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GP는 약 3,600억원의 수수료를 얻게 된다. 이 계산에 거래 수수료와 성과보수(carry)가 일부 포함된다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MBK파트너스도 억울할 수 있다. 보통주 전량 무상소각을 실행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얻을 수 있는 이익 규모가 줄 수는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이미 직접적 고통과 피해를 감내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가 스스로 ‘큰 희생’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홈플러스 직원과 상인 등은 삶의 터전을 상실하는 등 만신창이가 됐는데, MBK가 옷소매에 약간의 흙이 묻었다고 더 크게 울부짖는 겪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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