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은 역대급으로 기록될 것 같다. 50일 넘는 최장기 장마에 태풍까지 몰아 닥쳤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재해가 발생하고 피해도 엄청나다. 관련 보도를 보면서 필자는 스마트시티를 떠올렸다. 스마트시티가 스마트 테크놀로지로 재해, 재난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하는 인프라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구상 때문이다. 그러한 스마트 테크놀로지가 ‘시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활용되어 국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스마트도시법’에 따라 현재 전국 78개 지자체(광역17개시·도전체 기초61개,’19.6)가 스마트시티 전담조직을 확보하여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지원 사업으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지자체도 총 67여 곳에 달하고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전국 곳곳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는 재난,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테크놀로지가 적용될 것이다. 세계적인 기후변화 추세를 볼 때 그 비중은 다른 분야보다 더 높아져야 할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첫번째 목적이 시민들의 삶의 질의 향상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시티 추진 지자체 현황 그림을 보면서 최근 도시와 관련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던 보도가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필자가 즐겨하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물론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것이다.
우선 국내 스마트시티 추진 지자체 현황 그림에서 필자의 눈을 끌어 당긴 것은 강원도와 전북 그리고 제주 지역이었다. 그 이유는 세 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추진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역적 여건 때문일 것이다. 농업 중심 지역 또는 산간 지역으로 도시 크기나 인구수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저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스마트시티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도시와 관련하여 국제적인 주목을 끌었던 보도가 떠올랐다.
그것은 ‘빅토리아 하버 그룹(Victoria Harbor Group)의 설립자 이반 코(Ivan Ko)라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이 50,000 명의 홍콩 이민자들을 수용할 넥스트 폴리스(Nextpolis)라는 이름의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대략 20 평방 마일의 부지를 찾고 있다.’는 로이터의 보도였다.
그는 더블린과 벨파스트 사이에 50 제곱 킬로미터의 부지를 찾아 내고 아일랜드 정부와 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터 시티(charter city)'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마련한 도시 건설 계획을 아일랜드 관리들에게 프리젠테이션까지 했다. 그러나 아일랜드 정부의 반응은 별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반 코는 전세계에서 6개 지역을 고려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2~3년 안에 그러한 도시를 1~2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런 ‘차터 시티’라는 엉뚱한 것처럼 보이는 구상을 한 것은 물론 ‘홍콩의 정치적 상황’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의 구상의 근거인 ‘차터 시티’는 역사성이 있으며 심지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Paul Romer)의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차터 시티’의 역사는 적어도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영국의 제독이자 정치가인 윌리엄 펜 경의 아들이었던 윌리엄 펜(William Penn)이 영국 국왕으로부터 오늘날의 미국의 펜실베이니아가 된 땅을 ‘하사’받았을 때, 그는 종교의 자유, 부당한 투옥으로부터의 자유와 자유 선거를 보장하는 헌장(charter)을 제정했다.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폴 로머(Paul Romer) 교수는 2009년 ‘Why the world needs charter cities’라는 타이틀의 TED 강연에서 투자자와 이주민을 유치하고 개발 도상국의 경제적 원동력(economic powerhouses)이 될 수 있는 ‘차터 시티’에 대한 그의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폴 로머 교수는 이 강연에서 ‘'차터 시티'라고 불리는 것을 상상해보자. 그것은 도시 건설에 필요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필요한 모든 규칙들을 명시하는 헌장(charter)에서 출발한다. 전력 시스템, 도로, 항구, 공항, 건물 등 기반시설을 건설할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야 할 것이다. 기업들을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먼저 이사하는 사람들이 고용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들어올 것이며, 그곳에 와서 영원히 살게 될 주민들, 그들의 아이들을 키우고, 그들의 아이들은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그들의 첫 직장을 얻을 것이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반 고 회장은 ‘차터 시티’ 건설 구상과 관련, ‘차터 시티’는 홍콩 정착민들이 여러 대학, 세 개의 공항 및 고속 광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그 지역 기업과 통합될 것이므로 이주민과 지역주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부동산 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반 고 회장은 자신이 구상한 '국제 차터 시티' 실현을 위해 아일랜드이외의 다른 국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반 고 회장이 넥스트 폴리스(Nextpolis)라고 부르고 있는 도시는 “홍콩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동시에 해당 지역 사업체와 통합하여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속 광대역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는 그의 언급은 당연히 ‘스마트시티’를 의미한다.
이쯤 되면 필자가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가 표시된 지도를 보면서 이반 코 회장의 ‘차터 시티’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도한 기사를 떠올린 이유를 대충 짐작할 것이다. 강원도나 전북도 등 상대적으로 스마트시티 추진이 덜 되고 있는 지자체에 이반 고 회장의 엉뚱한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부는 ‘K-스마트시티’의 해외 수출도 적극 장려,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역발상으로 홍콩의 이주민들과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 방역의 세계 표준이 된 ‘K-방역 나라’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살 수 있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게 하면 해외 수출 못지 않은 외자 유치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 국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만으로 즐겁지 않은가?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이연하.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MSC 국제공인 명상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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