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관계개선 언급에 전격 화해?.."실현가능성 없는 얘기"

글로벌 | 김세형  기자 |입력

관계개선 언급에 영풍,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참여 가능성 제기 "최 회장 발언은 제스처..실현가능성 없는 얘기"

장형진 영풍 고문(좌)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좌)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의 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 양측의 전격 화해 가능성도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만큼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려아연 측도 "실현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지난 2일 자사주 18%, 총 3조1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며 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양측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해온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발언이었다. 

최 회장은 관계개선 언급에 앞서 "특히 강조드리고 싶은 점은,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관계개선과 연결지으면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고, 분쟁을 매듭짓자는 것이 된다. 

만일 양측이 화해하고 영풍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공개매수 참여 가능물량은 기존 유통물량 22%에 더해 영풍측 지분까지 합해지면서 50%를 넘어가게 된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18%를 대상으로 함으로 경쟁률이 더욱 올라가는 결과가 발생하다. 소액주주로서는 팔 수 있는 물량 감소는 불가피해진다. 

양측의 전격 화해 가능성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는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맺은 주주간 계약이 꼽힌다.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신고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인 영풍은 경영협력계약의 체결일로부터 10년 간 보유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영풍은 자신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MBK 외에는 아예 팔 수가 없도록 돼있다. 

또 10년이 지나서도 영풍은 보유한 주식을 MBK파트너스 측이 요구할 경우 넘겨야 하는 우선매수권까지 MBK 측에 부여해준 상태다.

이와 함께 영풍과 MBK간 주주간 계약서에는 더 강력한 조항도 담겨있다.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고려아연 측의 현 회장인 최윤범과 그 특수관계인 등에게는 영풍이 자신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팔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이른바 영풍은 MBK를 절대 배신할 수 없는 강력한 계약조건, 즉 족쇄를 달아 놓은 셈이다.

감정의 골이 깊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양측은 공개비방전을 끊임없이 벌여온 것은 물론,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측이 상대방을 상대로 제기한 각종 소송은 배임과 허위사실 유포 등 10여 건이 넘는 상태다. 일부는 고소를 취하하면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지만, 상당수는 검찰 등 사법당국의 자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된다. 

각종 조사와 법적공방, 여기에 국정감사 기간 비방전까지 감정의 골이 지금보다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최윤범 회장의 유화 제스처는 일종의 대외용 수사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기자회견 당일이었던 지난 2일에도 영풍은 곧바로 고려아연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법원이 주식회사 영풍이 당사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곧바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낸 것이다.

영풍 강성두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싸움을 예상도 못했던 것도 아닌데 이 정도에서 맥없이 물러나지는 않겠다”며 "다시 한번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하는 것까지 포함해 모든 수단을 검토할 의사가 있다"며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일련의 행위와 발언 등은 더 이상 대화가 될 수 없는 상대임을 본인들 스스로 시인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둘의 화해는 이제 실현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보면 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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