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릭트릭이 HD그룹 대표주 자리를 넘보고 있다. AI 수요 확산에 따른 전력시설의 대대적인 팽창이 그 배경이다.
11일 오후 2시18분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8.75% 급등한 2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6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현저히 둔화되고, 국내적으로는 야당의 압승 속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력 약화 관측이 나왔지만 그에 아랑곳않고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LS일렉트릭 3.07%, 제룡전기 3.47%, 일진전기 2.56%, 효성중공업 3.9% 등 여타 변압기 관련주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달 10일, 20일, 말일, 그리고 15일(전월 확정치)에 걸쳐 나오던 수출입 데이터상 변압기 수출을 체크해가며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해보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수출 데이터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사들이는 모양새다.
AI 수요 확산에 데이터 센터 수요가 크게 늘면서 변압기 등 전력기기 업체들이 전례가 없는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다. 조심스러웠던 태도들도 갈수록 누그러지고 있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변압기 대표주가 됐다. 지난해 11월 10% 후반으로 LS일렉트릭과 유사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20%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에 비해 LS일렉트릭은 외국인 지분율이 이후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매출의 100%를 전력기기 사업에 발생시키고 있고, 순환 사이클에 예민한 중대형 전력기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미국에서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그룹 상장사 가운데 대표주 자리까지 꿰찰 태세다.
HD현대그룹은 지주회사인 HD현대를 필두로 대표주인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HD현대인프라코어, HF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에너지솔루션까지 8개의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1월2일 현재 HD현대중공업이 시가총액 10조4308억원으로 압도적 1위였고, 역시 조선 계열사들인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이 4조9187억원, 3조2513억원으로 2, 4위에 포진했다.
HD현대는 시가총액 4조4552억원으로 두번째로 컸고, HD현대일렉트릭과 HD현대인프라코어는 1조4000억원대 중반으로 5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1년3개월여가 지난 현재 HD현대일렉트릭의 순위 상승은 눈부실 정도다. 지난 9일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시가총액은 7조6240억원으로 2023년 1월에 비해 422.9% 늘었고, 그룹내 시가총액 순위는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1일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8조3000억원대로 HD한국조선해양과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1년3개월새 덩치를 70% 가량 불렸지만 HD현대일렉트릭의 기세 앞에선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제 그룹 대표주 HD현대중공업과의 격차는 1조1000억원 안팎으로 좁혀졌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HD현대중공업을 넘어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SK증권은 이날 HD현대일렉트릭에 기호지세(騎虎之勢)를 보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지난 2월 13만원에서 두 배에 육박하는 2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AI 수요 확대가 가져온 15년만의 전력기기 사이클 호황을 반영한다고 했다.
나민식 연구원은 그러면서 "최근 인공지능 수혜종목으로 전력기기 산업이 주목받고 있고,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소비량이 증가해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스토리가 주가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만약 이러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서 공감대를 얻는다면, 2025년 추정 주당순이익(EPS)에 PER 30배를 적용한 목표주가 35만원까지 내다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인프라 업체로 꼽히는 미국 버티브홀딩스(VRT) 주가가 시장에서 적용받고 있는 PER 배수를 적용해서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4월이 다가기 전에 HD현대일렉트릭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HD그룹 상장사 1위에 오르는 것도 볼 수 있게 된다.
한편 HD현대일렉트릭은 정통 관료 출신의 조석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조석 대표이사는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쭉 근무해왔고,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지식경제부 2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나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 2020년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HD현대그룹의 첫 외부출신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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