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 LIG넥스원이 미국의 전투용 4족 보행 로봇 업체 인수를 등에 업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K2 흑표 전차나 K9 자주포, FA-50 처럼 눈에 확 들어오는 아이템이 없어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으나 단숨에 로봇업체로 변신 기대감까지 입혀 졌다.
11일 주식시장에서 LIG넥스원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9.92% 상승한 12만8100원으로 상한가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8일 2조1700억원에서 이날 2조8200억원으로 하룻새 6500억원이 불었다.
LIG넥스원은 지난 8일 주식시장이 끝난 뒤 미국에 설립하는 지주회사 LNGR LLC를 통해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 업체 고스트로보틱스코퍼퍼레이션(Ghost Robotics Corporation) 지분 60%를 315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은 지난 2015년 설립됐으며 로봇개를 연상케하는 4족 보행 로봇 비전60은 미군과 영국군의 감시와 정찰, 수색 등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LNGR에 60% 가까운 1876억원을 출자하고, 박정연 등 개인 5인이 0.42%인 13억원, 그리고 한국투자프라이비에쿼티가 나머지 40%에 해당하는 1260억원을 댈 예정이다.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 인수는 내년 2분기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방위산업 담당 연구원은 "미국에 무기체계를 공급하는 K-방산 1호가 LIG넥스원의 비궁, 한국한공우주산업의 T-50이 경쟁하던 가운데 LIG넥스원은 이번 인수로 바로 미국에 접근하게 된다"며 특히 "(대중에 꽁꽁 숨겨야 하는) 비닉사업 때문에 만성 저평가인 회사가 높은 멀티플을 부여받는 로봇사업을 일부 영위하게 되었기에 최소한 디펜스 업종 평균 PER 15배 멀티플로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1년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지분 80%를 9960억원에 인수, 총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며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 지분 60%를 3150억원에 인수, 총 기업가치를 52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두 기업이 경쟁사인 점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군용에 특화된 이번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 인수는 LIG넥스원의 중장기 외형 확장에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 성능평가 진행 중인 미국향 ‘비궁’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국내 방산 기업 중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 인수와 관련, 관심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가 있다. 케이알엠이다.
케이알엠은 국내 법인인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를 최대주주로 미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의 한국 사업권을 가진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케이알엠은 분기보고서에서 "비전60(Vision 60)의 생산, 영업 및 판매, 유지 보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케이알엠 주가는 LIG넥스원 만큼 뜨겁지 못했다. 장중 약세와 소폭의 강세를 오가다가 전거래일보다 1.7% 오른 922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LIG넥스원이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코퍼레이션과 케이알엠 사이에 체결된 사업권 관련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교통정리의 방향이 케이알엠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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