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 304억원을 쌓은 KT가 171억원 공사비 증액 요구에 침묵하고 있어 건설사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KT 판교 신사옥을 시공한 쌍용건설과 협력업체는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KT측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고 회신을 기다렸지만 발주처인 KT가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약(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이유로 아직까지 어떤 회신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조합과 건설사가 공사비 갈등을 빚은 적은 있지만 민간 기업 공사에서 발주처와 시공사간 첨예한 갈등이 드러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글로벌세아로 인수된 쌍용건설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급기야 물가인상분이 반영된 공사비를 요구하며 KT 판교 신사옥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도급계약 체결 이후 불가항력적인 요인인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인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과 자재 반입 지연, 노조파업,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해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원가보다 200%이상 상승된 하도급 계약 사례가 발생하는 등 171억원 초과 투입으로 인해 쌍용건설 경영의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과 하도급 업체는 이어 서울 광화문 KT 앞에서 2차 시위 계획을 밝히자 뒤늦게 KT측은 공사비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전 답변만 내비칠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해결방안에 대해 미적거리고만 있다.
시기적으로 김영섭 대표가 KT의 새 CEO로 선임된 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전임 구현모 대표 등 관련인물 상당수가 현재 검찰 수사망에 얽히고설킨만큼 이 문제에 대해 어느 누구하나 책임있게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KT는 모든 사업장에 물가변동금지 조건을 반영하고 있어 다른 건설사들도 공사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미 100억원대 손실을 본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정부)에 따르면 민간공사에 물가변동 조정방식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고시 개정안이 지난 8월 31일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정책에도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많은 건설사가 어려움을 겪으며 공사비 분쟁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쌍용건설은 지난 달 30일 본 건을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광화문 KT사옥 앞 2차 시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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