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표범이 남극 해저 지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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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끼리물범. 사진=픽사베이
 * 코끼리물범. 사진=픽사베이

인간은 수천 년 동안 바다 표면을 항해해 왔지만, 바다 속은 사실상 미지의 상태로 남아 있다. 특히 심해 해저가 그렇다. 

과학자들은 해저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저의 약 4분의 1만이 고해상도로 매핑되었을 뿐이다. 대부분 해저 지역의 지도에는 대략적인 깊이만 표시되며, 수중 산이나 협곡 전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남극 해저 매핑은 특히 어렵다. 두꺼운 얼음도 그렇고 낮은 수온도 문제다. 때문에 남극 해저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최근 남극 해저를 연구하는 그룹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코끼리물범(Elephant Seals)과 웨델물범(Weddell Seals)이라는 심층 전문가를 이용해 남극 해저 지형을 탐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전문 미디어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수년 동안 남극 주변의 해양 포유류 바다표범(물범)에 추적기를 설치해 해양 온도와 염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왔다. 범위를 넓혀 연구원들은 새로운 시도로 바다표범들의 다이빙의 위치 및 깊이 데이터를 추출해 기존의 ‘자세하지 않은’ 해저 지도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바다표범들이 지도에 나타난 것보다 더 깊게 잠수한 장소를 포착했다. 이는 기존 지도에 표시된 깊이 추정치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남극 대륙 동부의 빈센스 만(Vincennes Bay)에서 다이빙하는 바다표범은 과학자들이 1.6km 이상의 깊이에 잠겨 있는 크고 숨겨진 수중 협곡을 찾는 데 도움을 주었다. 호주의 남극 해저 탐사 선박 RSV누이나는 그 후 소나 장비를 사용하여 협곡의 정확한 깊이를 측정했다. 연구자들은 코끼리물범 계열(속)인 미룬가(Mirounga)를 기념하기 위해, 발견한 협곡의 이름을 ‘미룬가-누이나 협곡(Mirounga-Nuyina Canyon)’으로 명명할 것을 제안했다.

호주 통합 해양 관측 시스템(Integrated Marine Observing System)의 연구원 클리브 맥마흔은 “바다표범이 협곡을 발견했고 선박이 이를 확인했다”고 확인했다. 바다표범을 이용한 해저 탐사 보고서는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지에 게재됐다. 

그러나 바다표범이 해저 전체를 지도화할 수는 없다. 바다표범에게 부착된 추적기는 약 2.4km 이내의 범위에서 위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 이 범위에서는 유용한 고해상도 데이터를 제공했다. 맥마흔은 과학자들이 보다 정확한 GPS 추적기를 사용하고 물범의 다이빙 패턴을 분석하여 물범이 해저에 도달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하강을 멈췄는지 확인함으로써 데이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은 현재의 바다표범 다이빙 데이터가 중요한 작업에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극 대륙 주변의 심해는 표면의 차가운 물보다 따뜻하며, 해저 협곡은 따뜻한 물이 대륙 해안을 따라 얼음으로 흐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극 대륙의 얼음이 어떻게 녹을지 예측하려면 협곡의 위치와 깊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 데이터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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