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검은 점이 보이면 황반변성 의심…조기발견, 적극적인 처방 중요 

60대인 박 씨는 얼마 전부터 눈이 피로하고 다른 사물을 볼 때 초점이 잘 안 맞는 경우가 늘었다. 노안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는 어느 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중심부에 커다란 점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났다. 놀란 마음에 안과를 방문한 박 씨는 검사 결과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황반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황반은 직경 약 1.5mm의 작은 부분이지만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어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곳이다. 색을 구별하고 사물을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서서히 시력을 잃고 심한 경우 실명에도 이를 수 있다. 실제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히며, 65세 이상에서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은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며 흡연, 자외선, 유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유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황반변성이 나타나면 사물의 형태를 구별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만약 글자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고 글을 읽을 때 어느 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물의 가운데가 검거나 찌그러져 보이고 색이나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시야의 중심에 검은 점이 생겨도 안과를 방문해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세포 대사로 생긴 노폐물인 드루젠이 망막에 쌓이면서 발생한다. 드루젠이 많으면 세포가 변형되며 손상될 위험이 크다. 발병 환자의 약 90%가 건성 황반변성으로 이 단계에서는 급격한 시력변화는 없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 맥락막에서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긴 상태다. 이곳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로 인해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처방을 받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데, 우선 위험인자인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가 우선시 돼야 한다. 흡연, 자외선 등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금연을 실천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처방이 시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망막전문의 주사 치료를 많이 받는데 이 외에도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치료, 유리체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이뤄지고 있다. 

지에스안과 박성욱 원장은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루테인, 지아잔틴, 항산화제 등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조기 발견도 중요한데, 가족력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황반변성을 비롯한 망막질환은 응급 안질환에 속하는 만큼 당일 진단 및 응급 수술이 가능한 안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