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대한 예찬은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 몸의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 때문이기도 하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람 몸은 자연스럽게 건강에 좋은 음식과 더 많은 칼로리를 갈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배가 유혹한다고 무작정 음식을 위장에 채우는 것보다는 음식 자체를 축하하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다. 우리의 식습관을 형성하는 관습과 전통에 대해 배울 기회를 활용하면 금상첨화다.
좋은 음식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프랑스의 음식축제는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맛있는 음식을 찾는 미식가 마니아들에게 프랑스가 제공하는 가장 멋진 음식 이벤트는 무엇이 있을까. 유럽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프랑스의 음식 축제 5가지를 추천했다.
◇ 보졸레와인 축제(Les Sarmentelles: 보쥬)
와인이 음식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논쟁이다. 대신 페어링할 와인 없이는 프랑스 음식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은 모두 동의한다. 프랑스 와인은 음식 문화를 느끼고 먹는 것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보졸레누보(Beaujolais nouveau) 축제를 기념하지 않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프랑스 와인 세계를 설명하는 용어는 많다. 다양한 테루아, 빈티지, 브렌딩, 와이너리 등등. 그 중에서도 보졸레 지방이 매년 신선한 포도를 발효해 만들어 내는 와인 ‘보졸레누보’는 와인 마케팅 성공 사례로는 신화적인 존재다. 장기간 숙성한 와인을 최고로 치는 프랑스에서 보졸레는 그 해에 수확한 포도를 짧게 발효해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마시는 보졸레누보를 상품화했다.
소비의 황홀경에 빠지는 것이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는 없다. 특히 베리와 붉은 과일 향이 가미된 신선한 병에 담겨 나올 때 더욱 그렇다. 11월 15~19일 리옹 북부의 보쥬(Beaujeu)에서 보졸레누보 출시 행사와 함께 행사와 함께 콘서트, 투어, 쇼, 스탠드 등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치즈축제(Fête du Fromage: 로카마두르)
너무 진부해서 민망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프랑스에서는 와인이 있는 곳에 치즈가 있다. 그런데 로카마두르는 진부한 표현, 즉 치즈가 심오한 비밀이다. 염소 치즈의 풍미는 세계적인 명성이 오히려 부족하다. 와인과 함께 맛보면 안다.
농장에서 기른 염소와 그 염소로 만든 치즈를 기념하는 이 축제는 마치 판타지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같은 이름의 마을에서 열린다. 치즈는 프랑스 시골 지역의 고품질 제품과 생산자의 노하우와 함께 입맛에 가장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만 올해는 기회가 없다. 내년 5월이나 6월에 찾아야 한다.
◇ 까술레 축제(Fête du Cassoulet: 까스텔노다리)
멋진 프랑스 남서부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 동안 이 지역의 또 다른 상징인 까술레를 기리기 위해 가스텔노다리 마을을 들러 보는 것이 좋다.
이 역시 내년으로 넘겨야 하지만 기억해 놓을 축제다. 8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는 콩과 돼지고기를 옹기 냄비에 넣어 오븐이나 화덕에 몇 시간 동안 익히는 천상의 조합을 세계에 알린다. 잘 아는 사람들을 위한 팁은 좋은 까술레의 상단에 빵가루로 형성된 껍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에서는 지역 문화와 역사를 기념하는 퍼레이드, 콘서트, 댄스, 게임, 불꽃놀이가 열린다.
◇ 밤 축제(Fête de la Châtaigne: 빌라도넬)
프랑스의 밤축제는 빌라도넬만의 고유 문화는 아니다. 여러 시골 마을에서 잔잔하게 펼쳐지는 익숙한 축제들이다. 심지어는 스위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빌라도넬의 밤축제는 ‘밤과 새 포도주’가 특징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와인과 음식의 조합을 보여준다.
작은 마을인 빌라도넬 주민들은 1969년부터 숨겨진 맛의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방문객에게 밤의 비밀을 드러내고 있다. 뉴요커들이 호박 스파이스 라떼를 먹는다면, 빌라도넬의 진정한 가을의 맛은 구운 밤과 까베르네소비뇽 레드 와인이다.
◇ 빵 축제(Fête du Pain: 파리)
전설적인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링 경주가 항상 파리에서 끝나는 것처럼, 미식 여행의 종점은 프랑스 수도 파리가 제격이다. 빵이 어디서 처음 발명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곡물을 반죽으로 바꾸고 그것을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운 탄수화물의 매혹적인 덩어리로 굽는 기술이 파리에서 신화적인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유네스코는 바게트 예술을 문화유산이자 세계인에 대한 선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 축제는 매년 5월 개최되지만 소규모의 축제는 연중 열린다. 제분업자와 제빵사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개최하는 빵 축제는 진정한 프랑스 빵이 무엇인지를 재발견할 수 있다. 전문 제빵사(파리에서는 자격증을 따기가 매우 힘들다)가 모여 자신의 기술을 뽐내면서 호기심 많고 배고픈 구경꾼들과 거래한다. 오븐에서 갓 꺼낸 바게트를 씹는 즐거움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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