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대중 제재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수출과 생산을 중국에 기대고 있는 우리 기업의 딜레마가 깊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31일 ‘미국과 EU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공급망 우위 선점을 위해 정책적 지원 강화와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25년에서 2030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기는 미국과 EU의 반도체 지원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보조금 지급과 제3국 협력 강화 등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강력한 중국 제재를 동반하고 있지만 EU는 조금 더 중국을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차이가 있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미국의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 총 2100억 달러를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울러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171억원, 150억원을 앞으로 10년간 미국 내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이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에는 희망적일 수 있는 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이 절망적일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우리 기업은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려면 대중국 투자 제한 등 까다로운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축소를 압박할 수도 있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미국의 보조금을 받지 않게 되면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동맹’에서 한국이 소외될 수 있어 선택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이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이정아 수석연구원은 “주요국의 반도체 대규모 설비 증설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핵심 인재 확보와 안정적 인력 공급은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와 반도체 업계는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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