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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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사진=픽사베이
 *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사진=픽사베이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 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가 발표한 2023년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평화는 지난해 8년 연속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지의 분쟁은 최근 15년간 가장 많았고, 영국 등 일부 국가 정부가 불안전 문제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여행지로 추가 지정한 지역은 세계의 15%에 이른다. 관광수입은 모든 국가의 재정적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 여행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전도를 높이는 이유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를 평가하는 연례 보고서 글로벌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 2023년판 랭킹에서 아이슬란드가 선두를 달렸으며 덴마크, 아일랜드, 뉴질랜드, 오스트리아가 그 뒤를 이어 톱5를 차지했다. 이들 국가 중 상당수는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조사부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2023년판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판 글로벌평화지수에 따르면 세계 치안은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판에서도 2021년 치안이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악화됐었지만 당시에는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보고서는 많은 나라가 군사비를 삭감하고 있지만, 더 많은 나라가 대외 분쟁에 연루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금세기 들어, 혹은 르완다 학살 이후 가장 많다. 전 세계 절반 이상의 국가(56%)가 대외 분쟁에 관여하고 있어 분쟁이 얼마나 국제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흥미로운 포인트 몇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아이슬란드는 2008년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 여겨진다. 당연히 아이슬란드는 가장 행복한 나라로서도 세계 제3위에 랭크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상위 10개 국가 중 8개 국가가 유럽에 있다. 유럽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지역이며, 가장 평화로운 상위 10개국 중 7개국이 유럽 국가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긴장으로 유럽의 평화지수는 15년 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정불안 지표는 지난 한 해 59개국에서 악화됐고, 22개국만이 개선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안정성을 흔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분쟁 사망자 약 8만 3000명보다 에티오피아 분쟁 사망자 수(약 10만 명)가 더 많다.

2008년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악화된 두 지표는 폭력적인 시위와 대외 분쟁이었다. 조사 결과, 미국의 살인 발생률은 서구 전체 평균치의 6배에 달했으며, 특히 총에 의한 폭력과 정치적 긴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지 못한 나라의 면면은 최근 몇 년간 변하지 않았다. 가장 밑자리에는 8년 연속 아프가니스탄이 자리했고 이어 예멘, 시리아,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이 나란히 섰다.

가장 평화롭지 못한 나라와 가장 평화로운 나라의 격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어 국가나 지역의 궤도 수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준다.

글로벌평화지수가 떨어지면 경제 불안정성이 커지고 국내총생산(GDP)은 크게 줄어든다. 사람들이 싸움을 일삼거나 생활에 불안을 느낀다면 예술을 창조하거나 집을 짓거나 사업을 운영하거나 찾아온 가족을 대접할 수 없다.

또 다른 나라에 대해 여행지로서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이 확산되면 관광수입은 감소하고 여행업계는 한층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영국 외무부는 최근 여행 금지국 명단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란, 수단, 벨라루스를 추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들 5개국은 세계 육지 면적의 15%를 차지한다. 이밖에 앙골라, 방글라데시, 카메룬,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조지아, 인도,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등 부분적으로 위험하다고 간주돼 영국 정부가 여행을 권장하지 않는 국가가 44개국이다.

여기에 말리의 팀북투,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베네수엘라의 엔젤폭포, 차드의 엔네디 고원, 시리아의 팔미라 등 현재 관광객이 찾을 수 없는 세계유산이 여럿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영공의 20%가 비행제한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는 나라를 방문하는 여행자, 즉 위험 관광객은 증가 추세라는 보도도 있다. 미 메사추세츠주 세일럼 주립대학(SSU)의 지리 및 지속가능성 담당 로리 크레브스 교수는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고액의 관광비를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셜 미디어가 다른 사람들이 갈 수 없는 멀리 떨어진 목적지를 여행해 사진을 게시하고 싶은 욕구를 부추기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IEP의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불안정성은 지역을 넘어 전염병처럼 확산될 수 있다. 명단 최하위에 위치한 국가들에게 평화롭지 못한 나라의 궤도를 수정하기란 매우 어렵고 수년이 걸린다.

IEP의 스티브 키렐리아는 보고서에서 “휴가 중에는 누구나 편안하게 쉬고 싶고, 폭력이 없는 나라만큼 적합한 곳은 없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상위 10개국이 모두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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