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의 '두 얼굴'..어떤 사연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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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업체 Canfor 監査맡으면서 벌목 등 환경파괴 두둔해 '빈축'

 * KPMG가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캔포 그룹. 사진=캔포
 * KPMG가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캔포 그룹. 사진=캔포

글로벌 회계감사 기업 KPMG가 빈축을 사고 있다. 벌목업체의 재무와 경영 등 회계 감사(監査)와 동시에 이 회사가 주도한 환경파괴 프로젝트의 환경 감사인으로도 참여했다. 그야말로 저주에 걸린 왕자 마냥 현대판 '미녀와 야수'의 이율배반적 두가지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삼림 파괴로 기소된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리더로 과장해 포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단체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캐나다와 알래스카를 연결하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지역의 이야기다. 
 
캐나다와 알래스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약 120km를 달리면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작은 도시 포트세인트존(Fort St. John)이 나온다. 그 북쪽 지역에는 가문비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선 숲이 갑자기 사라진다. 대신 덤불과 벌목한 나무 그루터기 흔적들만 남아 있다.

이곳은 수백 년 전부터 블루베리 강 일대의 원주민들이 낚시를 하고 무스를 사냥하고 나무 열매를 채취하던 곳. 아한대 산림이 덮인 속에 맑은 개울이 흐르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에 벌목꾼이 밀어닥쳤다. 거대 임업 기업인 캔포(Canfor) 그룹이었다. 이들은 10년 이상 이곳에서 나무를 벌목하고 숲을 파괴했으며 땅을 황폐화시켰다. 

2015년, 10년 이상의 집중 벌목을 감당하지 못한 지역 주민 셰리 도미닉과 블루베리리버 퍼스트네이션( Blueberry River First Nations: 블루베리 강 인근에 거주하는 원주민 단체)은 숲을 보호하지 못하고 캐포 그룹의 무분별한 벌목과 숲 파괴를 승인한 혐의로 지방 정부를 제소했다. 지방 정부가 캔포 그룹을 포함한 임업 회사들이 목재를 과도하게 수확하고 원주민의 영토를 손상시켰으며 주민들의 삶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소송에 앞서 퍼스트네이션 회원들은 캔포 등 벌목 회사와 정부에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이들의 항의는 철저히 무시됐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벌목은 여전히 진행되었으며, 삶의 터전은 무너지고 있었다. 

지난 2021년, 법원은 지방 정부가 블루베리리버 퍼스트네이션의 영토와 야생 동물을 ‘급격하게 파괴하고 변경’한 캔포 등 회사와 지방 정부에 대해 신규 벌목 허가 승인을 정지시켰다. 퍼스트네이션의 손을 들어준 것. 법원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데는 특히 프로젝트 감사 보고서의 역할도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소송과 관련된 다량의 데이터가 페이지를 장식한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KPMG는 이 프로젝트의 환경 감사인이었다. 또한 연간 매출이 60억 달러에 달하는 캔포의 재무 감사인이기도 했다. 캔포와 다른 회사들의 대규모 벌목으로 방대한 지역의 산림이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KPMG는 ”벌목이 프로젝트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발행했다는 사실이 ICIJ(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국제탐사기자협회)의 문서 검토 결과 발견됐다. 

KPMG의 환경 감사 관행에 대한 조사는 ICIJ가 39개 미디어 파트너와 공동으로 주도하는 산림벌채(Deforestation) 조사의 일부이다. 국경을 초월한 조사는 산림 벌채, 불법 벌목 및 기타 산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환경 감사 및 인증 산업의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KPMG는 해마다 보호 구역의 벌목, 야생 동물 서식지 파괴 및 수질 저하에 대한 ‘사소한’ 위반 사례만을 설명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보증 보고서’에 서명했다.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 계획’을 설명하는 기록에서도 퍼스트네이션 회원들은 KPMG가 산림 벌채에 대한 감사 중에 지역 사회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법원은 산업 벌목에 대한 정부의 관리 소홀과 이로 인한 숲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전적으로 벌목회사와 정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현재 ‘온전한 삼림 경관’으로 간주되는 블루베리 강 원주민 영토는 14% 미만이다.

캔포 측은 ICIJ의 발표에 대해 블루베리 강 인근 산림에서 이루어진 벌목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정부에 의해 검토, 승인 및 감시되었으며 지속 가능한 산림 이니셔티브(SFI)의 지원을 받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SFI 표준이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KPMG 역시 법원 판결이나 기타 문제에 대한 ICIJ의 보고서 및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고객사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트세인트존 프로젝트를 모니터링한 KPMG 환경 감사 부서는 제조업체, 소매업체 및 삼림 벌채와 관련된 목재, 팜유 회사들이 지속 가능성 인증을 획득하도록 지원한다. 이 시장은 1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감사인은 위험 평가를 수행하고 제재소를 검사하며 회사 임업 담당자 및 기타 직원을 면담해 감사 보고서를 작성한다. 회사의 마케팅 보고서에 표시되고 제품에 찍히는 감사 인증은 회사가 자발적으로 환경 표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투자자, 고객 및 규제 기관에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고객 회사들이 환경 표준을 준수하는지 심사하고 문서화하는 규칙이 너무 약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도 운영이 지속 가능하다고 인증하는 관행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감사 보고서에 의한 인증이 소위 ‘그린 워싱’에 일조한다는 것이다.
  
감사 업계에서 KPMG는 손꼽히는 선두 업체다. 회사는 임산물 회사의 전통적인 재무 감사 역할도 많이 수행한다. 산업에 대한 환경 규정 준수를 모니터링하는 임업 감사 부서도 있다. 기업 및 기타 조직에 지속 가능성 및 기후 정책에 대한 일반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KPMG는 2021년 고객이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1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KPMG는 또한 자연을 위한 글로벌 펀드 ‘World Wide Fund for Nature’와 UN 환경 프로그램, 네덜란드 연금 기금 등의 고객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조언을 제공했다. KPMG는 영국의 찰스 3세가 주도하는 기업 이니셔티브의 창립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이니셔티브는 회원사들이 생물다양성 보존에 전념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ICIJ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KPMG의 회계 감사 고객에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가이아나 및 기타 국가에서 삼림 벌채와 불법 벌목으로 기소된 최소 7개의 임업 및 팜유 회사가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KPMG는 이 부분 역시 회사가 언급해서는 안 될 고객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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