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대척점에 서있는 하이브의 대응에도 눈길을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참패로 끝난 에스엠 공개매수 과정에서 당한 그대로 카카오측에 돌려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같은 전략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공개매수를 실패하게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전술이라는 평가다.
카카오는 7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에스엠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씩 총 1조2516억원에 공개매수하는 내용의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416만6820주(17.5%)씩 공개매수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에스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3.28%,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63%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지분은 각각 20.78%, 19.13%로 높아지게 되고 총 39.91%에 에스엠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하이브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등장한 원아시아펀드 등이 카카오 우군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할 때 50% 가까운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달 31일 개최되는 에스엠 정기주주총회에서 행여 하이브측에 이사회를 뺏기더라도 다음 주주총회 소집에서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그보다도 지분을 확보했을 경우 더 이상의 내분에 의한 기업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이 이번 주총에서 현 이사회 편에 서면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공개매수가 성공했을 때 이야기다. 하이브의 대응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이미 4500억원 가까운 회삿돈(이 가운데 3200억원은 심지어 차입금이다)을 써서 에스엠 최대주주가 되고도 회사 경영에 관여할 수 없는 낙동강 오리알 처지가 된다. 카카오가 하이브를 배척할 것이 뻔한 만큼, 추후 손해를 보면서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판이다.
여기에 하이브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이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에스엠 인수에 나선 만큼 쉽사리 물러설 것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결국 하이브가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에 어떤 전략으로 나올 것인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자신의 공개매수 실패를 거울삼아 똑같은 방해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 15만원을 상회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는 처참한 실패로 끝이 났다. 하이브의 주당 12만원 에스엠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은 0.98%. 그것마저도 효성그룹 계열사인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빼면 순수하게 공개매수에 응한 것은 단 4주에 불과했다.
지금은 카카오 우군으로 관측되는 정체불명 기타법인이 장내매수를 통해 훼방을 놨기 때문이었다. 공개매수를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는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다. 기존 주가에 프리미엄을 붙였고, 헐값 인수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전량 매수도 아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장내매집이 이뤄지면서 공개매수가 12만원을 뛰어넘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에스엠 주주들은 주가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자는 쪽을 택했다. 혹은 12만원 위에서 시장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국민연금이 절반 가량인 4%대 지분을 팔아치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공개매수 후반으로 가면서 공개매수가 아래로 내려올 기미가 보이기도 했지만 이럴 때마다 여지없이 장내매집이 이뤄졌다. 결국 주주들은 카카오가 하이브에 에스엠을 넘겨주지 않으려한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분쟁을 기대하면서 보유하는 쪽을 택해 버렸다. 결과는 단 4주 신청이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하이브 역시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똑같은 전략을 쓰면 된다"며 "심지어 하이브는 공개매수에 쓰려던 자금 가운데 6000억원 넘는 자금이 그대로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물론 하이브가 직접 나서지 않고 백기사를 끌어들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른 관계자는 "하이브나 하이브측 우군이 장내매입에 나섰다는 말만 들려와도 주가는 공개매수가 위로 올라갈 수 있다"며 "결국 하이브는 적은 돈으로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를 막아내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 선언에 에스엠 주가는 7일 오전 9시21분 현재 전일보다 12.99% 상승한 14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15만원에 근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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