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은 플라스틱과 달리 ‘무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맥주나 음료수에 폭넓게 사용되는 알루미늄 캔은 계속해서 재활용하는 프로세스만 만들어진다면 지금의 캔을 20년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아(Alcoa)의 전 연구 책임자인 제리 마크스는 과거 CNN에서 “사람들이 알루미늄 캔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볼 때마다 ‘그것은 우리 손자들이 사용할 알루미늄’이라며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하곤 한다”고 말했다.
재활용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는 알루미늄만큼 뛰어난 것이 없다고 한다. 완벽한 재활용만 이루어진다면 오염 제로라는 의미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기획으로 알루미늄 완전 재활용의 효용가치를 ‘대중 교육 목적’으로 설명해 주목받았다.
알루미나를 알루미늄으로 제련하거나 정제하는 데는 대단히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알루미늄은 ‘냉동 전기’라고도 불린다. 올해 초 ‘소재과학의 진보(Progress in Materials Scienc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재활용 알루미늄은 제련이 필요하지 않다. 1차 알루미늄 생산에 필요한 전력의 단지 5%만 사용할 뿐이다.
특히 알루미늄을 재활용하는 목적으로 수거해 녹이면 수만 년 동안 대기 중에 남아 대기를 오염시키는 온실가스인 PFC(과불화화합물)를 배출하지 않는다.PFC는 탄소와 결합하면 분해되지 않고 잔존하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심각한 오염물질이며 인체에도 해롭다. 방수 원단의 발수 처리 마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알루미늄 협회와 캔 제조업 협회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전체 알루미늄 캔의 절반에 못미치는 약 45%가 재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병의 20% 내외보다는 높은 편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일반적으로 카펫이나 직물 등의 제조에 쓰인다. 직물은 재활용하는 것이 어렵고, 대부분 폐기된다.
미국의 경우 현재 10개 주에서는 용기를 재활용할 때 회수할 수 있는 캔과 병에 예치금을 둔다. 캔 제조업 협회의 지속 가능성 담당 부사장 스캇 브린은 이 프로그램이 있는 주에서는 예치금 프로그램이 없는 주보다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하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미국 금속 캔 거래협회와 알루미늄 협회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모든 알루미늄 캔의 70%, 2050년까지는 90%를 재활용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브린은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롭고 잘 설계된 예치금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추가로 10개 주가 재활용 예치금 법안을 도입했다. 유사한 법안이 2023년에 연방 차원에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병 법안’이 마지막으로 통과된 것은 2002년 하와이에서였다. 역사적으로 음료 업계는 이러한 법안을 불공평한 세금으로 간주하여 반대했지만 이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드의 F-150 및 전기차 F-150라이트닝 등 많은 차량이 알루미늄 차체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알루미늄 사용은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하고 가벼운 특성을 가진 알루미늄은 전기차의 배터리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차량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재활용 알루미늄은 미국 알루미늄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이 수치가 어느 부문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재활용된 알루미늄 캔은 제련을 통해 나오는 캔을 대폭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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