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성위기에 빠진 중소형 증권사들이 24일부터 산업은행과 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이들이 산업은행 등에 내놓은 반대급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이 내놓은 이른바 증권판 '허삼관 매혈기'가 금융권의 입방아에 올랐다.
현재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형증권사는 모두 신용등급이 A2등급이하인 증권사들로 △SK증권 △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부국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7개사이다.
과거 종금사 정리 선례를 근거로 ▲대주주 경영권 포기각서와 ▲자구계획서 등을 제출했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포기각서 등 채권 확보 서류와 인원정리 등에 대한 노조동의서도 받았을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있게 전해지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증권사)인 A사 관계자는 "대주주 경영권 포기각서와 자구계획서 제출은 자금지원대상인 부도 우려 기업에 대한 정부나 은행의 긴급 수혈 시 관례적으로 반드시 받아두는 일"이라며 "이번에도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형증권사들이 이 같은 당국의 전제조건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미 관련서류를 제출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긴급 자금지원안을 받아들인 중소형 7개 증권사들이 대주주경영권포기각서 등을 사전에 금융위나 산업은행 등 금융당국에 금융지원안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미 냈다는 관측이다.
실제 IMF 당시 종금사 정리 과정에서 이들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됐다. 대주주 유무에 따라 제출서류가 약간은 달랐다. 우선 대주주가 있는 경우에는 ▲기업이나 기업주 또는 최고경영자의 재산처분위임장과 ▲경영권포기각서와 ▲주식포기각서 ▲구상권 포기각서 등을 당국이 받았다. 대주주가 없는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사표를 포함한 ▲경영권포기각서를 함께 제출받았다. 이와 함께 ▲인원감축과 임금삭감에 대한 노조동의서와 ▲자금관리단 파견에 대한 동의서도 함께 받아냈다.
실제 이번에 긴급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중소형증권사 D사의 경우, 지난달 3개였던 IB(기업금융) 본부 중 2개를 없애고, 소속 인원 전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증권사는 해당 IB본부 인력을 정리하면서 성과금이연제로 그동안 적립해뒀던 미지급 성과금 마저 사측이 일방적으로 없던 일로 하겠다고 번복하는 등 퇴직금 지급 없이 해당 인력을 내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루 아침에 퇴직금 없이 쫓겨난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이미 소송전에 돌입했다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자금지원안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냐“며 ”지원하는 정부와 국책기관장이 혹시나 있을 수 있을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사전 대응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늘부터 시작되는 1.8조원 규모의 PF-ABCP 매입 프로그램에는 현재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형증권사 7곳 중 5개사만이 긴급 지원을 신청했다. 2개사는 이번 지원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할 적절한 담보물마저 부족할 정도로 현 상황이 녹록치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물건 위험도에 따라 담보는 차등화해 매기게 된다"며 "(자금지원 받는) 증소형 증권사로부터 담보를 일정 수준이라도 받아 어느 정도 위험을 회피하되 부담은 주지 않는 선에서 PF-ABCP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진다. 주차별로 증권사들의 신청을 받아 PF ABCP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증권사별로 지원받을 수 있는 한도는 2000억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소형 증권사 A2 등급 PF ABCP 규모는 총 1조 200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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