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조승우 교수, 줄기세포·조직공학 기반 고도화된 '인공 뇌' 구현..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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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과기정통부
자료·사진: 과기정통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됐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는 시상이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첨단재생의료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조승우 교수가 줄기세포와 조직공학을 기반으로 인공 뇌를 구현하고, 뇌를 외부물질로부터 보호하는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모사한 장기칩(organ on a chip)을 개발해 난치성 뇌 질환 연구의 지평을 넓힌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인공 뇌’는 뇌 연구를 위해서 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구성해 만드는 체외 모델로서, 배양 시스템의 한계로 인하여 기존의 연구는 태아 뇌 수준의 발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승우 교수는 뇌 조직 환경과 유사한 삼차원 배양 매트릭스와 인공 뇌 중심부까지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칩을 개발해 기존 방식 보다 구조적으로 성숙하며, 신경 기능이 증진된 신생아 뇌 수준의 실험용 인공 뇌 제작에 성공했다.

또한, 조승우 교수는 외부 물질과 병원균을 선택적으로 투과하여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을 모사한 장기칩 제작에도 성공했다. 장기의 미세환경을 모사한 장기칩은 실제와 유사한 생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신약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혈뇌장벽은 구조 및 세포 성분이 복잡하고 투과막의 기능 구현이 어려워 그동안 혈뇌장벽 장기칩 개발에 난항을 겪어 왔으나 조승우 교수 연구팀은 뇌혈관세포와 신경줄기세포 사이에 혈뇌장벽 장기칩을 구현하고, 뇌 염증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균의 감염 실험을 진행하여 균의 뇌 침투 기전 및 관련한 유전자 규명에 성공했다. 

자료: 과기정통부
자료: 과기정통부

조 교수의 인공 뇌 개발 성과는 ‘21년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혈뇌장벽칩 제작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21년 8월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바 있다.

조승우 교수는 “이 연구는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기술을 융합하여 기존 방식보다 신경기능이 증진된 인공 뇌를 제작한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치매,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신경질환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발굴하는 체외 모델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터뷰]
▶줄기세포, 조직공학, 생체재료, 약물유전자전달 등 생물학과 생명공학의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융합한 연구를 진행해오셨습니다. 교수님 연구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 연구의 키워드나 의미를 별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굳이 말씀 드리면 융합과 중개연구입니다. 이제 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 기술만으로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다학제 분야의 적극적인 융합을 통해서만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재생 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생명공학 기술은 인간에게 유용한 방식으로 적용될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원천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할 때도 논문 작성뿐만 아니라 특허 출원이 가능한 연구를 지향합니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것도 의미 있지만 결국에는 실제로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이 가치를 만들고 오래 남습니다.  따라서 임상 적용까지 연계 가능한 중개연구를 근간에 두고 연구에 임합니다.

▶응용화학을 전공하며 줄기세포와 조직재생 연구자의 꿈을 키운 계기가 궁금합니다.

 - 대학 입학 전부터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학부 전공은 예전의 화학공학에 해당하는 응용화학이었는데, 공대에 진학해서도 바이오 분야와 연계된 강의도 많이 찾아 듣고 공부를 계속하였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석사과정 동안 단백질 공학을 공부했는데 박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우연히 접한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연구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유전자, 단백질 수준을 벗어나 세포와 조직 수준에서 난치성 질환 치료를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으로 생각됐습니다. 제가 박사 과정을 시작한 2000년대 초 만해도 신생 학문이었지만 그만큼 무궁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학문을 융합하며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교수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성향이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분야마다 연구 방법이나 연구자들의 성향이 다른데 그런 다름을 유연하게 잘 받아들이는 편이라 원활한 공동연구가 가능했던 것도 같고요. 하지만 연구에는 특별한 요령이 없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 연구 역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시간을 투자할수록 더 좋은 성과가 도출되기 마련입니다. 지금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인정받기 어려운 장점이지만, 제 생활 자체가 연구와 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덕분에 연구에 많은 시간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연구의 효율성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는 데 불필요한 일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노력을 기울입니다.

▶혈뇌장벽이 구현된 인공 뇌 모델을 체외에서 제작하고 이를 뇌 감염병 모델링에 적용하셔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요 내용과 성과를 소개해주신다면...

 - 외부 물질과 병원균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은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전달 및 뇌 질환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그동안 적절한 체외 모델이 부재했습니다. 지난해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저널 8월호 표지논문으로 미세한 채널구조를 가진 칩에 뇌 조직을 모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신경줄기세포, 뇌혈관세포를 배양하여 실제 혈뇌장벽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인공 칩 개발 내용을 보고하였습니다. 제작된 혈뇌장벽 칩은 실제와 같은 선택적 투과성과 장벽으로서의 기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혈뇌장벽 칩을 이용하여 저희 학과 반용선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연구로 뇌수막염 및 뇌염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균의 감염 실험을 진행하였고, 균의 뇌 침투 기전과 관련된 유전자를 규명하였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로 곰팡이균의 뇌 감염 모델을 체외에서 구현한 연구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본 연구의 성과는 향후 뇌 감염증 치료 물질 및 혈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관련하여 후속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신생아 수준의 인공 뇌 제작과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 개발도 성공하여 뇌질환 관련 난치병 치료의 희망을 보여주셨습니다. 관련 내용도 설명해주신다면...

- 줄기세포의 분화 및 자가 구조화를 통해 형성되는 뇌 오가노이드는 현재 인간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체외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나 배양 시스템의 한계로 아직 대부분의 연구에서 태아 뇌 수준의 발달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뇌 조직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삼차원 배양 매트릭스와 뇌 오가노이드의 중심부까지 원활히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미세유체 칩을 이용하여 기존 배양 방식보다 크기가 더욱 크고, 구조가 더 성숙하고, 신경 기능이 증진된 인간 인공 뇌를 제작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지난해 8월 <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전증 등 다양한 난치성 뇌신경질환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발굴하기 위해 관련 배양 기술로 제작한 인간 인공 뇌를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정 중 난관이나 어려움은 무엇이 있었나요?

- 연구를 하면서 특별한 고비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운이 매우 좋았는데요. 사실 정성껏 준비하여 투고된 논문이 거절되거나 지원한 과제가 선정이 안 된 일 등을 성격상 빨리 잊어버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업무에 참여하다 보면 원하지 않는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처럼 무던한 성향이 지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의외의 도움도 받게 되고 어려운 일도 자연스럽게 극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도 연구는 물론 생활에서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당부하곤 합니다.

▶앞서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셨는데요. 실제로 2020년 생명공학기업 ㈜세라트젠을 교원 창업하고, CTO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대학 연구실에서의 비전과 기업에서 각각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궁금합니다.

- 말씀하신 대로 연구실에서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술과 의료용 생체소재의 상용화를 위해 2020년 3월 ㈜세라트젠을 교원 창업하였고 같은 해 9월부터 CTO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실에서는 대학원생, 연구원들과 독창적이고 파급력이 높은 재생의료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 현실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는 대학이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세라트젠을 통해 대학 연구실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첨단 재생 치료 기술의 실용화 연구와 상용화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대학 연구실과 기업의 비전과 역할을 분명히 나누되 원천기술 R&D로부터 실용화까지 연계되는 기술 개발의 전주기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교수님의 연구성과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발전, 나아가 국민들의 삶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 최근 다양한 생명공학 기술의 등장과 함께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첨단 재생의학 분야도 줄기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약물 전달 시스템, 조직공학 제제 등 다양한 기술의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요. 저희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능성 생체소재의 경우 줄기세포 배양/이식용 소재, 약물 전달체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지혈제, 조직 접착제, 창상 피복제 등 다양한 용도의 의료용 소재로 적용 가능합니다. 우선적으로 이러한 소재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함으로써 해당 제품의 국산화와 글로벌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줄기세포 융복합 제재 및 오가노이드 기반 난치성 질환 치료제와 환자 맞춤형 질환 모델을 개발하여 보건의료적인 측면에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구 목표, 이루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요?

- 저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연구를 해 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이 있고 궁극적으로 해결해 보고자 하는 연구 목표는 환자 맞춤형 이식용 장기의 실용화입니다.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의 접합과 구조체의 대형화 과정을 통해 장기 수준의 조직을 제작하고 해당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재생 치료 전략을 수립해 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간, 장, 폐, 심장 등 다양한 장기를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제가 은퇴하기 전에 단 하나의 장기라도 현재 장기 이식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환자 자신의 세포로 구성된 이식용 장기를 생산하는 상용화를 꼭 이루고 싶습니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생명공학 기술이 미래 유망 분야로 주목받으며 관련 분야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팬데믹 사태로 차세대 백신, 진단 기술 등 생명공학 기술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세부 연구 분야와 진로를 정할 때 최근 동향이나 인기에 영향을 받지 말고,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생명체를 다루는 연구는 생명현상의 특성상 예기치 못한 상황과 어려움을 많이 접합니다.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연구를 하더라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아하지 않은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스스로 노력하여 어떤 분야가 본인에게 가장 잘 맞고 흥미가 있는지, 자신의 미래를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바랍니다.
또한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모든 결과에는 배움이 있습니다. 제 석사학위 논문은 2년 동안 열심히 연구한 결과가 모두 실패였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 노력과 경험이 박사 과정 동안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 주제를 감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제는 혼자 연구를 잘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의 동료 연구자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다른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연구자로서의 덕목과 소양을 갖춰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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