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위치한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얼마 전까지 인기 절정이었던 미드 ‘CSI 마이애미’에서 자주 등장했던 촬영지이기도 하다. 에어보트 투어를 하며 늪지를 가르고 악어를 구경하며 온갖 희귀한 새들을 만난다.
광활하기는 또 얼마나 넓은가. 미국 국립공원 가운데 면적 기준 3위다. 습지와 늪지로는 따를 곳이 없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습지와 무리지어 움직이는 악어 떼들을 보며 미국의 자연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런 에버글레이즈는 늘어나는 인구와 도시개발, 산업화, 농업 확대에 따른 농약 오염 등으로 파괴됐다. 어류와 야생동물들은 수은에 중독됐고 잦은 허리케인은 플로리다만의 생태계를 위협했다. 유입되는 수량까지 감소하고 해양종이 줄어드는 생태계 파괴는 지속되고 있다. 현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이다.
환경보호 비영리 기관인 안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에 따르면 에버글레이즈의 상황은 심각하다. 옥빛의 인디언 리버 라군은 조수의 오감에 따라 먹물빛 오염수가 밀려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한다. 오염된 물은 북미에서 가장 생물학적으로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156마일에 달하는 인공 호수를 죽이는 주범 중 하나다. 지난해의 경우 플로리다에서는 해마 1100마리가 폐사횄다고 한다.
그런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 서광이 비췄다. 인사이드클라이므트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1조 달러의 인프라 예산에서 11억 달러(1조 3000억 원)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생태계 복원 예산으로 배정했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사상 최대 규모의 복구 자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백만 달러 수준의 복구 자금이 투입됐지만 공원의 규모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였다. 총체적인 생태계 복원이 필요한데 부분적인 보수만 이루어져 별 효과도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다. 자금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투자되는 자금의 일부는 주변지역의 농장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오염수 관리에 투입된다.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또한 상승하는 해수면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에버글레이드의 지속가능성과 탄력성, 회복력 강화에도 자원이 투입된다.
에버글레이즈는 오키초비 호수까지 느릿느릿 굽이쳐 흐르는 키시미 강과 함께 플로리다 중부에서 시작된다. 육지에 얕게 움푹 패인 호수의 물은 남쪽의 둑을 넘어 범람하면서 풀밭 위로 깔렸다. 습지화된 것이다. 에버글레이즈의 대규모 배수로 인해 현대의 플로리다가 가능해졌다. 이는 플로리다주의 가장 중요한 담수 자원이기도 했다.
에버글레이즈의 파괴는 식수원까지 위기에 빠뜨렸다. 새로운 복구 자금은 수질과 물의 흐름을 개선하고 에버글레이즈의 저수량을 대폭 늘리기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에 지원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예산마저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 만큼 에버글레이즈의 생태계 파괴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일부 환경론자들은 에버글레이즈가 완벽한 자연 생태계를 되찾으려면 총 230억 달러가 소요되어야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번 예산 역시 생태계 복원을 이룬다기보다는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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