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정부는 자치구에서 보편적 기본소득(UBI: universal basic income) 시행의 전조가 될 임시 프로그램의 시작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보편적 기본소득 프로그램은 특별 시범계획 사무국을 통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설계되고 시행될 예정이라고 카탈루냐 주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보편적 기본소득 정책은 초미의 관심사다. 일부 대선 주자들과 정치권이 보편적 소득 지급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예산도 큰 문제다. 그런 점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하겠다는 카탈루냐 정부의 정책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로서는 귀중한 벤치마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정부의 이 프로그램은 주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두 독립 정당인 ERC와 CUP의 연합 협정이 실현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점점 더 많은 가정이 직면한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을 보장된 소득의 제공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정치권 모두가 합의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홈페이지에서 사무국은 기본소득을 실행하기 위한 시범 계획을 기획하고 고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급진적인 복지 조치로 인한 부의 재분배 효과에 대한 논란 때문에, 유럽과 국제기관들은 궁극적으로 저소득 계층에게 보장된 소득을 온전히 제공하기 전에 충분한 실험을 할 것을 권고했으며, 카탈루냐 정부도 그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실험 프로젝트는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지급 대상이나 금액 등 매개변수는 아직 설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는 2023년 중 보편적 기본소득이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주정부는 이를 위해 나미비아,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인도 등 여러 국가의 다양한 국제기관으로부터 권고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몇 가지 기본 소득 실험이 시행됐다.
주정부는 덴마크 등 몇몇 나라에서는 초기 단계의 보편적 기본소득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온전한 의미의 보편적 기본소득 제공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독일이나 프랑스, 스코틀랜드 등은 현재 유사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해당 지역의 전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이로 인해 가장 부유한 납세자의 2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의 80% 이상이 잠재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제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국가 예산에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점은 매우 이채롭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가 문제다. 결국 상위 20%가 막대한 세금 추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데, 조세 저항은 불가피하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북동부에 위치해 프랑스와 접하고 있다. 선도적인 스마트시티로 꼽히는 바르셀로나가 속해 있다. 스페인 최고의 와인 산지이며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다. 스페인의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그래서 카탈루냐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운동도 꾸준히 벌여 왔다. 지금도 카탈루냐 사람들은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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