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땅 한복판에 베이커스필드라는 도시가 있다. 장거리 화물트럭이 휴식을 위해 잠시 머무르는 물류 허브다. 인구 40만 명이라지만 도시의 모습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일자리도 창고와 소매업, 숙박업 등에 몰려 있다. 젊은이들이 머물러 살지 않는다.
기자도 라스베이거스 CES를 참관했다가 로스엔젤레스로 이동하는 중 베이커스필드에 들러 하룻밤을 지낸 경험이 있다. 밤 새도록 대형 화물트럭이 드나들고 운전기사들로 북적였다.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은 드물었다.
그런 베이커스필드가 ‘보편적 기본 이동성’ 시험에 나섰다고 블룸버그시티랩이 전했다. 이달 중 100명의 취약한 베이커스필드 주민들에게 대중교통,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료 대중교통 이용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1년 동안 연구한다.
보도에 따르면 무료 대중교통 이용은 베이커스필드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도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오클랜드는 이달 말 500명의 거주자에게 교통 및 승차공유 서비스를 위해 300달러의 선불 직불 카드를 받게 된다. 피츠버그도 내년 봄부터 50명의 집단과 함께 1년 동안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로스엔젤레스는 남부 LA에 초점을 맞춘 비슷한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범 프로젝트의 목표는 교통수단의 보편적인 무료 서비스가 과거 교통수단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특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득 격차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미국 전역에서 가난한 가정은 부유한 가정보다 소비 백분율 기준으로 교통비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쓴다.
베이커즈필드에서는 참가자들이 시내버스 무료 이용권과 공유 전기 자전거 및 스쿠터를 하루에 5번 무료로 탈 수 있다. 참가자 중 다수는 노숙자가 될 예정이다.
시의 아동 및 가족 서비스 담당 제이미 스튜어트는 "코로나19 대유행 중 서비스 중단으로 대중교통 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다. 이는 사람들이 주요 일자리 센터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고용된 청년들 다수가 직장에 가기 위해 적은 봉급에서 많은 돈을 빼내 우버와 리프트에 의존한다.
이 프로젝트는 고용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동수단에 보조금이 지급되면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이 수월해진다.
오클랜드에서는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보조금 지원자가 벌써 모집 인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300달러가 지원되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후 직장까지의 마지막 1마일을 전기 자전거 및 스쿠터로 이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회의론도 있다. 이에 따른 부대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도시는 자동차 운행 환경에 맞게 설계됐다. 대중교통 시스템이 부족하다. 버려지는 시간으로 인해 생산성 저하의 우려도 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훌륭하지만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다. 이는 아마도 시 정부의 예산 지출 구조를 바꿀 것이며 진정한 핵심을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러 도시의 시범 프로젝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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