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기술기업의 메카’ 명성 잃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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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에 따르면 기술 산업은 2020년 미국에서 전체 사무실 임대에서 가장 활발했으며 이 같은 기조는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대다수 회사가 원격 근무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회사들은 사무실 공간 임대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했다는 의미다. CBRE는 부동산 서비스 부문 세계 최대 업체이자 부동산 시장 최대 조사기관이기도 하다. 

CBRE에 따르면 지난해에 일어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기술 임대 중심 도시의 순위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2013년 CBRE가 이 통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가 다른 도시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실리콘밸리의 중심 도시로서 ‘기술 메카’라는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 즉 실리콘밸리는 2019년 1위에서 2020년 6위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많은 회사들이 실리콘밸리의 비싼 사무실에 투자하지 않고 외부 도시에 둥지를 틀거나 본사를 이전했음을 의미한다.

2019년 3위였던 시애틀이 1위를 차지했고 맨해튼은 전년과 같은 2위를 고수했다. 워싱턴DC가 1년 전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이어 애틀랜타와 오스틴이 각각 4위와 5위였으며 보스턴이 7위, 시카고가 8위, 샌디에이고 9위, 로스엔젤레스가 10위었다. 이 중 애틀랜타와 오스틴, 샌디에이고는 피닉스와 댈러스, 내쉬빌을 대체하고 처음으로 톱10에 들었다.

콜린 야스코치 CBRE 테크인사이트센터 수석이사는 보고서 자료에서 "많은 기술기업이 뉴욕·워싱턴DC 등 동부와 애틀랜타·오스틴 등 남부로 확장하면서 노동시장 접근의 다양성을 추진한 것이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또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일반화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근무지 근처에 거주하지 않아도 원격지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 때문에 사무실 임대도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기술 산업을 업종별로 나누면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기술 비즈니스 서비스 회사들이 최대 규모의 사무실 임대 계약을 체결해 전체 기술기업 임대 중 57%를 차지했다. 그러나 임대 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2019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경향은 기술 산업이 지난해에 사무실 임대 부문에서 2019년의 21%에 비해 점유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신규 임대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리뉴얼도 많았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리면서 리뉴얼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야스코치에 따르면 많은 주요 신규 거래들이 전염병 이전에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는 "일부 거래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으로 중단됐고, 다른 일부는 임대료를 낮추거나 일정기간 무료를 전제로 하는 장기 계약으로 진전됐다“고 했다.

다만 기술 부문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임대 현황과 수치는 기술의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 CBRE 보고서는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기술 회사들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미루었던 계약을 올해 말에 진행하면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전자상거래, 디지털 도구, 소셜미디어, 검색 및 스트리밍과 같은 대형 기술 회사들에게 사업 확장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연쇄적으로 부동산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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