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간의 경제적, 사회적, 교육적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을 이해하는 것은 도시주의의 가장 비판적이고 논의가 많은 주제 중 하나다. 이는 많은 요소가 작용하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문제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람직한 도시 녹지 공간의 설계와 위치 선정이다. 녹지 공간 조성은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진다. 건강과 경제적 이익, 안전 및 기후 대응 측면에서 소외된 지역 사회를 부양하는 효과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녹지 공간의 조성이 그 혜택을 누릴 대상인 주민을 몰아내는 기능도 한다.
도시설계 전문사인 아크테크는 자사 사이트를 통해 녹지 공간 조성의 문제는 이를 어떻게 설계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인가에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뉴욕시는 ‘친환경 젠트리피케이션’의 효과에 대한 사례 연구 역할을 해 왔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돼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형성되면서 원래의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변화를 말한다.
뉴욕시에서 가장 큰 공공 공간인 센트럴 파크를 따라 늘어선 백만 달러짜리 콘도는 거의 850에이커에 달하는 녹지 공간이다.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부자들은 공원을 뒷마당과 같은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여긴다. 중개업소는 이를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뉴욕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도시 공간 중 하나이자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명소 하이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의 녹지 공간은 오히려 불균형을 야기하고 원주민을 내모는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진다. 녹지 공간이 도시 전 구성원이 누릴 혜택이라는 개념으로 변한다. 코로나가 만들어낸 의식의 혁신이기도 하다.
앞으로 공공 공원 등 녹지 공간이 어떻게 설계되고 기능할 것이며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봉사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종래에는 녹지 공간이 콘도 개발자들에게 마케팅 포인트였지만 이제 차별화된 장점이 아닌 보편적 형평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획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한다.
NYT에 따르면 이번에 뉴욕시 빌 드 발라시오 시장은 공원이 저소득층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녹지 등 공공 공간 복구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을 위한 공공 녹지 공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소외된 지역에 30개 이상의 새로운 녹지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소기업을 지원하고, 커뮤니티 유대를 조성하며,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과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녹지 공간과 함께 광장, 시장, 열린 거리 등 생활 편의에 대한 주민들의 필요도 반영한다. 미래의 공공 공간은 디자이너가 단기적으로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와 주민의 장기적인 경제적 및 사회적 건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주민들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주변 이웃과 협력해 어떤 미래를 구상하는지 서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공간을 창출한다.
도시는 개발과 발전을 추가하면서 장기적 형평성이라는 목표를 유지해야 한다. 공원 등 녹지 공간을 설계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공공’이라는 의미가 살아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영역이다. 일부 계층을 위한 장소가 아닌 모두를 위한 장소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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