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올해 전 세계 정부와 각종 단체, 학계에서 최대의 이슈이자 화두로 떠올랐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5G, 자율주행 및 전기화를 통한 모빌리티 혁신 등 다양한 기술과 인프라를 적용해 도시 효율화에 나섰다. 이들 요소 기술은 스마트시티를 설계하는 솔루션으로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그 근본적인 배경에는 도시민들의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한다는 목적이 깔려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쾌적한 삶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게 만든 계기도 됐다. 스마트시티 붐이 본격화한 것도 그 맥락에서 찾아진다.
핵심 중 하나는 오염된 지구 환경의 복원이다. 이산화탄소의 과다 발생으로 인한 대기의 오염과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복원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기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올해 특히 그 움직임이 강해졌다. 탄소 발생의 주범인 도시부터 스마트하게 전환되어야 한다는 운동은 모빌리티에서 시작해 도시 기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시티를 추구하는 모든 정책은 사실상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제로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오염된 도시 환경의 복원
테슬라를 선두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포트폴리오가 전기차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하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향후 4년 안에 전기차 모델은 현재보다 3배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자동차 업계가 휘발유와 경유로 운행하는 화석연료 차량을 폐기하고 향후 10년 안에 전기차를 주력으로 바꿀 것이다. 스마트시티에서의 전기차 모빌리티 혁신은 그보다 빠르다. 런던 등 여러 스마트시티에서 이미 대중교통을 전기버스로 전환하고 있다. 탄소 제로를 실현하지 않은 스마트시티는 공염불이라는 인식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은 지난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년이 지난 이제야 스마트시티 건설 바람과 함께 세계적인 모멘텀으로 구축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조지 오웰의 ‘1984년’처럼 비극적인 디스토피아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올해는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배기가스 감축 목표를 내세웠다. 심지어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석유 메이저들조차 탄소배출 제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탄소 제로를 최고의 투자 고려 요소로 꼽는다. 타임지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는 환경운동가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위 ‘스마트시티’라고 불리는 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1000개 이상의 대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340개 이상의 기업이 운영 및 공급망 전반에 걸쳐 순 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기한도 앞당겨 2030년을 설정하는 추세다. 순 제로 목표는 기후협약에서 이야기하는 섭씨 1.5°C 이하로 온난화를 제한한다는 목표와 일치한다.
유엔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이 비율이 2050년까지 인류의 3분의 2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국 도시들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은 향후 수십억 명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0개 도시가 2050년까지 배기가스 제로 달성을 선언했으며 1만 500개 이상의 도시가 기후 및 에너지 분야에서 저 탄소를 목표로 하는 국제 협약에 가입했다. 미 트럼프 정권이 파리 협약을 탈퇴하는 등 기후 정책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도시들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엔젤레스 등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들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전기차의 확산, 화석연료 사용의 제한 등 여러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탈 탄소를 공약한 주와 도시, 기업의 경제 규모로 따지면 미국 전체의 70%에 달한다고 한다.
전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배출량을 줄이고 거주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앤 이달고 파리 시장은 집에서 15분 안에 모든 생활이 가능한 ‘15분짜리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중국 심천시는 대중교통 버스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는 세계 최초의 도시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도시 대부분이 ‘스마트시티’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 올해 언론에서 거론한 스마트시티들은 모두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 스마트시티와 기후 대응 기조는 동일 선상에서 인식되는 개념이다.
유럽 각국의 탄소 제로를 목표로 한 정책은 이미 완숙한 경지에 오른 스마트시티 건설에서 진면목이 드러난다.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 등 여러 나라 주요 도시는 이미 쾌적한 대기로 바뀌었다. 전동 스쿠터와 자전거가 도로를 점령하는 상황으로 변모했다. 탄소 제로 목표를 앞당겨 완수한다는 목표 아래 전 국민이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인다.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투자는 유럽연합(EU)이 단연 선두다. 이미 CNN이나 CNBC 등 여러 외신이 보도했지만 확정해 시행하고 있는 7500억 유로의 경기 부양책과 2021~2027년까지의 1조 1000억 유로 규모의 부양책 중 약 30%가 기후 대응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2022년부터는 석유, 가스, 석탄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최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탄소 제로 목표를 선언했다. 오염의 주범으로 첫 손가락에 꼽히던 중국마저 탈 탄소화를 선언했다. 미국은 내년 조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파리협약에 재 가입한다. 명실상부하게 전 세계 주요국이 모두 기후 대응에 동참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스마트시티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국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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