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연임 후 첫 해외 IR…우리금융 '저평가 꼬리표' 뗄까

해외 IR 나선 임종룡, 비은행 강화 피력 낮은 PBR 극복하고 디스카운트 해소 금융지주 밸류업 경쟁, 글로벌 소통 강화

금융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6. 23. 11:22
우리금융지주.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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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 출범 이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서면서 우리금융의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임 회장은 이번 IR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자본정책의 안정성을 앞세워 해외 투자자 설득에 나선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이번 일정은 우리금융의 할인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논리를 직접 제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일본·대만서 ‘종합금융그룹 전환’ 카드 제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일본과 대만에서 해외 IR을 진행한다. 우리금융은 이번 해외 IR의 핵심 메시지로 종합금융그룹 전환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으로 꼽히며, 대만은 AI·반도체 산업 호황을 바탕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신규 투자자 발굴의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이 전면에 내세우는 카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통해 은행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보완하고, 증권과 보험을 아우르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할 계획이다.

자본정책의 안정성도 주요 설명 대상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60%로 개선됐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과 미래 성장산업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은행지주 최초로 시행한 ‘비과세 배당’도 해외 투자자에게 제시할 차별화된 주주환원 사례로 거론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일본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고, 대만은 AI·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시장”이라며 “이번 방문은 투자자 기반 확대와 신규 투자자 발굴을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영진 IR을 적극 추진하며 국내외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시장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4대 지주 중 낮은 PBR…숫자로 확인된 ‘우리금융 디스카운트’

우리금융이 해외 IR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평가가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2배로, KB금융 0.85배, 신한지주 0.70배, 하나금융지주 0.63배를 밑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68%로, KB금융 10.25%, 하나금융지주 9.20%, 신한지주 8.81%보다 낮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상대적 주가 부진 배경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한계와 주주환원 기대감의 차이를 꼽는다. 은행 중심 수익구조가 유지되는 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낮으면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경쟁 금융지주 대비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주 투자에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라며 “우리금융은 다른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했고, 1분기 실적도 다소 부진했던 점이 주가 약세의 근본적 이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타 금융지주와 비교할 때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임 회장에게 이번 해외 IR은 연임 이후 첫 글로벌 투자자 소통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지난 3월 연임을 확정하고 2기 체제를 시작한 임 회장은 해외 투자자에게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직접 설명하게 됐다.

신한·KB도 해외 IR 강화…금융지주 밸류업 경쟁 본격화

우리금융의 해외 IR은 다른 금융지주 수장들의 글로벌 투자자 접점 확대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조 속에서 금융지주사의 해외 투자자 소통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직접 해외 투자자를 만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이 45~75% 수준에 이르는 만큼, 글로벌 자본의 수급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신한금융그룹은 진옥동 회장이 지난 5월 북중미 지역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신한 밸류업 2.0’을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ROE와 성장률에 연동된 주주환원 체계, 글로벌 사업 기반의 수익 다변화 전략을 차별화 카드로 내세웠다. 특히 2028년까지ROE 10%·주주환원율 50%·CET1 13% 이상을 달성하고 잉여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도 높은 주주환원율과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 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인 52.4%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한 KB금융은 밸류업 프리미엄을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종희 회장은 이달 중순 싱가포르를 방문해 현지 주요 은행 및 글로벌 기업과 디지털 금융 협력 일정을 소화하는 등 투자자 소통과 사업 확장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과 수익성 개선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기 위해 북중미 지역 대규모 세일즈 IR을 계획 중이다.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하나금융은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한편, 예측 가능한 자본정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금융지주사의 투자자 소통 방식이 한 단계 더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4일 논평에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CEO가 직접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짚었다. 포럼은 미국 주요 금융지주사의 경우 분기 실적 발표에 CEO가 직접 참석해 애널리스트 질문에 답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며,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도 실적 발표에서 주주와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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