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 2020년 그리고 그 이후 스마트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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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2020년 12월. 어느 덧 한해의 마지막 달이다. 이맘때만 되면 우리는 늘 생각한다. “벌써 한해가 다갔네. 시간 참 빠르군…”하고 말이다.

2020년은 어떤 해였는가? 두말 할 것 없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해”, “코로나 팬데믹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스마트시티의 해”이기도 하다.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라는 제목으로 스마트시티 투데이에 칼럼을 게재하기 시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 대한민국 전역에 전파됐 듯이 ‘스마트시티’라는 컨셉이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지자체, 지역 도시는 물론 그야말로 ‘촌’까지 퍼져 ‘준동’을 하기 시작한 해였기 때문이다.

‘촌’까지 ‘시티’ 그것도 ‘스마트시티’가 전파되고 ‘스마트시티 확진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필자의 소감은 남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이 사람들의 일상을 전대미문의 형태로 바꿔 놓았듯이 스마트시티 역시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것이 안겨줄 변혁의 양태는 물론 코로나 팬데믹과는 다른 차원이겠지만 말이다. 특히 내년, 2021년은 스마트시티가 ‘대도시’뿐만 아니라 ‘촌’에도 컨셉과 사업 ‘본격화’ 단계를 넘어 그야말로 시민들의 일상의 기반이 되어 삶에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스마트시티 사업 ‘본격화’라는 제목을 달고 등장하는 기사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제 모색, 구상, 사업계획 수립 단계를 넘어서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도시라는 곳이 그 곳에 모여 사는 사람들처럼 끊임없이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기 때문에 ‘완성’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우리 눈에 드러날, 우리 삶을 기반이 될 ‘스마트시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물론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기술을 기반으로 그 상상도를 멋지게 그려 우리에게 보여준 바 있다.

필자는 한해를 마무리 짓는 이 시기에 ‘과연 스마트시티란 기존의 도시가 어떻게 달라진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본다. 코로나 팬데믹 폭풍이 속도를 가속시킨 ‘스마트시티’로의 이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질문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예측기관인 프로스트&설리번(Frost&Sullivan)은 다음과 같이 스마트시티를 정의했다.

“스마트시티는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빌딩,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기술, 스마트 거버넌스, 스마트 교육, 스마트 시민 등 8가지 스마트 매개 변수 중 최소 5가지 이상을 채택할 수 있는 '스마트' 및 '지능형' 솔루션과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도시다.”


“8가지 스마트 매개 변수 중 최소 5가지 이상을 채택”한 곳이라는 규정이 눈길을 끈다. 도시별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다.

GLW 이노베이션 파트너스의 스마트시티 구성도는 이보다 좀더 구체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아래 그림 참조)


총 19개의 구성요소들이 갖춰질 때 스마트시티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친 김에 GLW가 제시하는 스마트시티 6가지 핵심 요소와 그 세부 내용을 참고로 제시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세 가지 그림이 전해주는 일차적인 인상은 ‘스마트시티’가 말로만 하고 듣기에는 무척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스마트시티’ 전문가들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스마트시티’의 구성요소들을 그림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이유는 시민들, 지역도시 주민들, 심지어 ‘촌’사람들까지도 한번 봐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이 살 곳이 이런 요소들이 변화되어 새로운 모습, 삶의 새로운 터전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및 지자체 그리고 전문가들도 그동안 세부적으로 추진해왔던 스마트시티 추진과 관련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큰 그림’을 확인해보는 것도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스마트시티 추진과 관련 시민, 주민, 스마트시티 안에서 삶과 생활을 하는 사람들, 즉 ‘스마트시티즌’, ‘스마트 피플’이라는 요소를 의도적으로 강조해왔다. 그것은 8가지 변수 중에 하나일 뿐일 수도 있다. 8가지 변수가 모두 중요하게, 비중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 다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필요충분 조건들이기 때문이다. 허나 사람들의 생태, 사람들의 일상이 스마트시티의 미래상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현실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보고서들을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

영국 파이넨셜 타임즈(FT)는 11월 23일자로 특집을 발행했다. ‘The Future of Cities’가 특집의 주제이다.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지만 필자의 눈길은 끈 대목은 런던 정치경제 대학교의 경제 지리학 교수인 Andrés Rodríguez-Pose의 다음과 같은 언급이다. “문화 활동, 야외 활동 및 스포츠를 포함한 새로운 기능으로 도심 재설계 및 재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앙드레 교수는 “더 많은 원격 근무, 더 많은 온라인 쇼핑, 사교적인 모임의 축소로 인해 출퇴근 필요성이 감소하면 도심의 공간, 사무실의 사용 및 아마도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도시 외에서도 증가할 것"을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관한 진전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내년, 향후 1-2년 간의 사람들의 일상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은 도처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들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형태의 변화는 특히 그럴 것이라는 예측은 물론, ‘뉴 노멀’에서 효과적인 실행 모델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주목을 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스마트시티’ 추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내년도에 스마트시티 건설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한 지자체 정부와 관련 전문가, 기업들은 이 점을 반드시 다시 한번 고려하기를 촉구한다.

제이슨 윈가드(Jason Wingard) 미국 컬럼비아 대학 명예학장은 패스트컴파니에 기고한 “This is what the office will look like in 2022”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미국 기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직원들이 한 곳에서만 일하기 보다는 그들의 집과 사무실 사이에서 그들의 시간을 분산해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force)' 형태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완전히 원격 근무가 스마트한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원 대다수가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호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윈가드 교수는 2022년에도 사무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새로운 목적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그곳은 “직원들이 매일 자동으로 보고하는 곳인 당연하게 여겨지기 보다는 혁신과 연계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히 의도된 기업 센터가 될 것이다. 미래 사무실은 "협업을 지원하고 창의성과 팀 정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부동산회사인 쿠시만 앤드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사무실은 "더 이상 단일 목적을 위한 장소가 아닌 생태계"가 되어 유연성과 기능성, 직원 복지를 지원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직원의 50%가 곧 사무실, 집, 카페, 직장동료 공간, 도서관 등 제3의 장소로 구성된 직장 생태계를 수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앞으로 2년 후인 2022년 대도시에 있는 기업들의 사무실의 양태에 대한 이 같은 예측을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초하루에 게재되는 칼럼에서 언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마트시티 추진, 건설 그리고 본격화를 앞두고 다시 한번 계획을 검토하는 기회가 있다면 참고가 되길 바라는 ‘욕심’에서다. 이러한 예측들을 선제적으로 감안하여 지자체들, 지역도시들이 ‘도시재생’을 넘어 기업들의 원격 근무자, 하이브리드 근무자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행살편세’를 위한 스마트시티도 발전하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다.

* 행살편세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편한 세상

이연하. CEOCLU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퍼실리테이터. MSC 국제공인 명상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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