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전시가 수준 높은 작품 구성과 차별화된 도슨트 해설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 모네, 르누아르, 폴 세잔 등 인상파 거장 11인의 원화 21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도슨트 프로그램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3시, 두 차례 진행되는 해설은 주말마다 5층 소극장 250석이 꽉 찬다. 방학 시즌을 맞아 평일에도 좌석 절반 이상이 찰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5명의 도슨트가 각기 다른 시각과 방식으로 해설을 진행하여, 서로 다른 해설을 듣기 위해 전시를 재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해설을 맡은 홍다형 도슨트는 이번 전시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인상주의 미술은 태동 초기에만 배척받았을 뿐,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사조”라며 “작품이 시각적, 직관적으로 아름다움을 주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벽 낮은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부부, 친구, 가족 단위 등 다양한 관람객층이 방문하고 있다.
홍 도슨트는 이번 전시의 관람객 추이가 지난해 6만 명을 동원한 개관 전시 ‘뉴욕의 거장들’과는 사뭇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전시는 노원구민의 방문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인상주의 전시는 블로그 후기나 예매 사이트 반응을 볼 때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전시 구성의 특징으로는 ‘오롯이 인상주의 원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작가들의 작업 성숙도가 절정에 달했을 시기의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어, 폴 세잔 등의 단단한 형태와 색채가 굳어진 기법을 감상하기에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홍 도슨트는 이를 두고 “알차고 깔끔한 전시 구성”이라고 요약했다.
관람객들에게 의외의 감동을 주는 작가로는 카미유 피사로가 지목됐다. 마네나 모네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인상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다. 홍 도슨트는 “이번 전시에서는 피사로의 풍경화뿐 아니라 점묘주의 작품까지 다수 소개되어 관람객들이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고 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빈센트 반 고흐의 ‘밀밭의 양귀비’는 이번 전시의 백미다. 홍 도슨트는 “원화를 가까이서 보면 압도적인 붓 터치 두께에 모두 놀라워한다”며 “밀밭의 초록과 양귀비의 붉은색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고흐의 진가를 확인하며 이구동성으로 감탄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노원아트뮤지엄의 도슨트 프로그램은 전시장 내부가 아닌 별도의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5층 소극장에서 해설을 먼저 듣고 4층 전시장으로 이동하는 동선은 관람객들이 배경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5명의 도슨트가 저마다 다른 작품을 선택하고 상이한 관점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설을 접해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홍 도슨트는 예비 관람객들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서적이나 영상을 참고하되, 미술사조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면 어린이용 인상주의 소개 책자를 가볍게 읽고 오는 것만으로도 관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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