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해외 거래액 3조 목표...역량 검증된 바 없어
해외 매출 비중은 단 0.44%... 사실상 의미 없는 수준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무신사가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무려 10조 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가운데 해외 사업에 대한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신사는 2025년을 글로벌 확장 원년으로 삼아 2030년까지 해외 거래액 3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4년 국내 거래액이 4조 50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공격적인 목표인 셈이다.
무신사의 박준모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K패션 브랜드가 상품만 준비하면 해외 판매는 무신사가 모두 지원하겠다”며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 국내-글로벌 앱 통합 등을 기반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무신사의 해외 사업 계획은 IPO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직전에 공개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무신사의 기업가치에 반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해외 사업 역량 검증된 바 없어
하지만 해외 사업 계획이 실제 무신사의 기업가치에 크게 반영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무신사가 실제 해외 사업 능력을 증명한 바 없기 때문.
무신사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2928억 원인데, 이 가운데 수출 매출은 12억 8700만 원에 그친다. 0.44%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실상 수출 매출은 전체 성과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참고로 2024년 전체 매출에서 수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0.34%였다.
몸값이 본격적으로 계산되기에 앞서 무신사가 해외 사업을 강조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점점 느려지는 매출 성장 속도에 있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로 2001년에 시작됐다. 법인사업자로 등록된 때는 2012년이다. 이 기업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2015년 329억 원이던 매출은 2016년 4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3% 증가했다. 매출 성장률이 40~50% 수준이던 흐름은 2023년까지 이어졌다.
이 성장세가 급격히 꺾인 때는 2024년이다. 이 해 매출은 1조 2427억 원으로, 전년 9931억 원에 비해 약 25% 증가한 수치다. 무신사의 성장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분명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과거에 비해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성장 기업이 마주하는 당연한 과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성장세가 꺾인다는 신호는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보강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해외 사업에 대한 청사진’”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무신사가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적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유일하다시피한 무신사의 해외 법인인 무신사 재팬(MUSINSA JAPAN)의 2024년 당기순손실은 5500만 원을 기록했다.
관계자는 “무신사의 해외 진출의 잠재력을 기업가치로 환산할 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무신사가 한국에서 치고 올라왔던 시기와 달리 이미 해외 시장에는 수많은 패션 플랫폼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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