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최근 재개발 및 재건축 정비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리 상승과 원자재값 인상으로 인해 주택사업의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급순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분기 매출액이 4조9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0억원(3.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20억원(-7.2%) 감소했다. 도급순위 2위인 현대건설도 2분기 매출이 8조6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크게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4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감소했다. 3위 대우건설과 5위 DL이앤씨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9%, 54.7% 줄어들었다. 이는 주택 경기가 좋을 때 수주한 현장들이 준공되면서 공사비 인상폭이 100% 반영되지 않아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10대 건설사들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와 원가율이 양호한 정비사업 현장을 중심으로 선별수주에 나서며 수익률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사비가 낮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거나 단독 입찰이 많아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참여 건설사 없이 유찰됐다. 5월 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호반건설·한양·금호건설·진흥기업·우미건설 등이 참석했지만, 정작 입찰에는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업은 영등포구 신길동 190번지 일대 연면적 47만1478㎡ 부지에 용적률 299.77%로 지하 4층~지상 35층, 18개동, 총 2786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건립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조합 측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약 1조700억원 규모로 3.3㎡당 공사비는 750만원이다. 낮은 공사비로 인해 건설사들이 외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안양시 종합운동장 동측 재개발 시공사 선정도 두 차례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삼성물산 등 10대 건설사 4곳이 참석했지만, 정작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롯데건설 1개사만 참여해 경쟁입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곳은 안양시 비산동 1047-20번지 일원 9만1267㎡ 규모에 최고 35층 아파트 1850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강남 3구에서도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는 현장이 늘고 있다. 공사비가 무려 1조원이 넘는 송파구 마천3구역 재개발조합은 6일 두 번째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를 냈다. 과도한 입찰보증금과 컨소시엄 구성이 허락되지 않으면서 사업비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입찰 보증금 400억원(현금 200억원, 보증증권 200억원)을 입찰 마감 전까지 조합에 납부해야 한다.
마천3구역 재개발사업은 지하 5층~지상 25층, 공동주택 25개동 총 2364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1조254억8200만원으로 3.3㎡당 810만원을 책정했다.
한강변의 알짜 입지로 불리는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건설사들이 외면하면서 두 차례나 유찰됐다. 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7일 현장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6월 2차 사업설명회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호반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정작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로만 입찰을 넣을 수 있도록 하고, 공사비 책정은 3028억원에 그쳐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담보된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가능하면 경쟁을 피하는 분위기다.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첫 번째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됐다. 지난달 30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 등 10대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경쟁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찾기에 성공하려면 건설사에 일정부분 수익성을 보장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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