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증인 채택 이후 확인해 본 결과 말씀하신 공사를 저희가 한 것이 맞다. 우리(현대건설)가 한 게 맞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위 사진)는 지난 1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대건설이 대통령 한남동 관저와 삼청동 안가에 대한 공사를 수행한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한남동 관저에 골프 관련 시설공사를 한 것과 삼청동 안가에 리모델링 공사를 한 것이 맞냐"고 질의한 데 대한 답변에서다. 공사의 세부 내용에 대해 이 사장은 "보안각서 때문에 디테일한 내용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보안사항을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피하자,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현대건설은 아주 허접한 회사 같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비아냥에도 현대건설 주가는 이후 승승장구중이다.
◇ 현대건설 다섯달만에 2만5400원→5만8400원 주가 급등 배경 뭐길래?
작년말 2만5400원에 그쳤던 주가는 전날(26일) 5만8400원으로 2.3배 급등했다.
27일 금융투자와 건설 등 관련업계에서는 그간 보수적이라 여겨졌던 건설업계에 변화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는 반응이다.
현대건설이 70년대생 CEO라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실적과 주가 반등, 미래사업 전략 측면에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긍정적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이한우 당시 주택사업본부장을 현대건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 대표는 1970년 서울 출생으로 보성고,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이 현대건설로 1994년 입사해 평사원에서 사장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전임 사장인 윤영준 전 대표이사가 1957년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970년대생인 이 대표의 선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 내부 전무급 인사 중에서도 70년대생은 이 대표를 포함해 단 두 명에 불과했다. 특히, 그룹 계열 건설사나 건설업계에서도 총수 일가를 제외하면 이 대표 같은 젊은 CEO는 드물다.
◇ 젊은 CEO답게 빅배스·CEO인베스터데이 등 파격행보 이어가
이 대표는 젊은 CEO답게 취임 직후 과거 부실(일명 ‘빅배스’)을 대거 떨쳐냈다.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발생한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일거에 반영하며 회계 투명성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137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12% 웃돌았다.
이른바 '화끈한' 그의 솔직한 소통은 관리자에 오르면서부터 돋보였다. 1월 청문회에서의 발언은 차장 등 관리자급에 오르면서부터 이미 체화됐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가 취임 이후 공개한 현대건설의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 역시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월28일, 현대건설 창사 이래 최초로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했다. 상장 건설사 가운데 대표이사가 직접 무대에 올라 주주 등 투자자들에게 회사 미래 전략을 설명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현대건설은 단순 시공업체를 넘어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기존 대형 원전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말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에 SMR-300 1호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며, 슬로베니아·핀란드 등에서도 신규 수주를 준비 중이다. SMR 분야에선 미국 홀텍, 대형 원전 분야에선 웨스팅하우스와 협력 중으로, 글로벌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건설의 원전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인베스터데이에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에 대해 유의미한 진전을 이뤘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에너지 사업 매출을 약 2000억 원으로 보고 있으며, 2030년까지 이를 25배 이상 늘려 5조1,000억 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젊은 리더십은 조직문화 혁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한우 대표는 CEO 취임 이후 조직 전반에 쇄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팀장급 정기 인사평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며, 성과 중심의 능력 평가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구성원 간 상·하향 평가를 기반으로 매년 정기 재평가를 실시해 팀장직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새로운 인사 방식에 따라 최근 팀장급 2명이 교체된 걸로 전해진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팀장급 인력이 실제로 교체되면서 조직 내 긴장감이 커지는 한편, 성과 중심의 인사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가 리스크 관리 강화아 함께 기업문화 개선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현대건설의 체질도 바뀌는 분위기다. 젊은 리더십과 공격적인 미래 전략이 맞물리면서 실적 회복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의 변화는 최근 주가 흐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날(26일)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4300원(7.93%)오른 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 총액은 6조4809억원으로 작년 말 2조8284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이 대표는 최근 창립 78주년 행사 자리에서 "대한민국 건설의 역사를 만들어온 78년의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 100년 기업으로 함께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달라..과거 차장시절부터 그는 빛났다"
과거 이 대표가 주택사업본부 차장 시절 그와 함께 일했던 현대건설 출신 한 인사는 "주택사업본부장을 대신해 일선 현장 관계자들이 이 대표와 업무협의를 했다"며 "본부장의 신임 역시 그만큼 두터웠고, 그의 업무 스타일이 외모에서 풍기는 것처럼 그만큼 솔직하고 믿음직스러웠었다"고 회고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이 대표이사 얼굴에서는 남다른 밝은 빛이 발하고 있었다"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옛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