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역사의 런던은 고대의 유적 등 문화 자산을 손상하지 않고 현대화를 추진한 대표적인 도시다. 그래서 도로는 구불구불하고 변두리로 들어가면 돌로 포장된 도로가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좁은 도로를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일방통행로도 많도 교통망이 매우 복잡하다. 이 때문에 수 십년 전의 런던은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출가스와 저조한 공기순환, 높은 습도 때문에 공기 질도 좋지 않았다.
런던은 이런 사정을 개선하고자 전 세계 어떤 도시보다도 도로교통의 스마트화에 가장 열을 올린 곳이다. 전기차 및 수소차 운행을 장려하고 도시 곳곳에 지자체별로 아이디어를 내 충전소를 건설했다.
런던이 이번에는 도시 미관을 고려해 도로를 따라 지하에 충전용 전기선을 매립하고 EV를 충전하는 시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린테크 스타트업 트로이에너지(Trojan Energy)가 지표 밑으로 전기선을 설치하는 전기경로기술(STEP: Subsurface Technology for Electric Path) 사업의 일환으로 영국 브렌트와 캠든에 전기차 충전기 200대를 설치한다고 스마트시티월드가 보도했다.
런던은 트로이에너지의 전기경로기술 상용화 프로젝트를 통해 커브사이드(인도와 보도 사이)에서의 전기차 충전 효율성을 측정하는 시험대로 활용하게 된다. 스타트업 트로이에너지는 브렌트와 캠든의 자치구 전역에 200개의 ‘플랫 앤 플러시’ 충전기를 설치한다.
트로이에너지 측은 이 기술이 차량이 충전 중일 때만 하드웨어가 나타나기 때문에 영구적인 설치 공간도 필요 없고 거리에서의 잡음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아 도시 미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다.
STEP 프로젝트는 영국 공동 기금으로부터 300만 파운드(47억 4000만 원)를 받았다. 성공하면 도로 전체에 충전 포인트가 지정돼 운전자가 어디에 주차하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지면에 구멍을 뚫는 충전 지점(포인트)과 충전을 위해 충전 지점에 삽입되는 파이프다. 충전기는 2kW~22kW의 충전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한 개의 전기 네트워크에서 최대 18대의 충전기가 병렬로 작동한다.
특이한 것은 전기차 소유자가 자신의 EV 차량의 남는 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마치 탄소배출권 매매와도 같은 원리다. 여분의 배터리 용량을 EV용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통신망 사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보유 및 운용비용이 저렴해질 수 있다.
런던의 브렌트나 캠든 등의 자치구들은 대기 오염을 줄이려는 정책에 고무돼 전기차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자치구 관계자는 "이 도로변 충전기가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탄소 제로 자치구가 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브렌트 자치구의 재생, 재산 및 계획 담당 수석 위원인 샤마 타틀러 의원은 "혁신적인 새로운 방식에의 접근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며 "전기차는 우리 지역의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번 도로 충전 프로젝트로 우리가 무탄소 자치구가 되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개발한 트로이에너지의 개발팀은 높은 탄소 배출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저 기술을 사용하고자 했던 전 석유산업 엔지니어 팀원으로 구성됐다.
트로이에너지 관리 책임자인 이안 매켄지는 "우리의 기술로 기존 충전 인프라의 극히 일부를 사용해 도로 전체를 전기화할 수 있을 것이며, 잡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저탄소 에너지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전략 에너지 컨설팅 업체 엘리먼트 에너지가 주도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다른 구성원은 영국 파워 네트워크, 버밍엄 시의회, 리즈 대학교 등이다. 재생 가능한 전기 공급업체인 옥토퍼스 에너지도 시험 대상 고객을 모집하고 백엔드 요금 청구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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