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민하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브릿지론을 제공키로 한 NH투자증권(FI)과 영풍측을 대리해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MBK가 맺은 자금지원 계약의 MAC(Material Adverse Change, 중대한 부정적 변경 조항)가 변수로 부상되고 있다.
이는 M&A계약서에 흔히 포함되는 조항으로 '거래 종결시까지 대상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변경을 미칠 사정이 없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로써 공개매수를 위한 필요자금은 기존 2조원에서 2조 2721억원으로 늘었다.
금투업계에서 NH투자증권이 MBK-영풍의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대출기관으로 참전중이다.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를 위한 인수 자금 가운데 70%에 달하는 1조 5000억원을 브릿지론 형태로 지원키로 했다.
◇고려아연 협력사 반발·기술인력 사표카드 등 잇딴 변수들 MAC '트리거'(?)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고려아연 핵심기술인력들이 전원 사표 카드를 꺼내들면서 MBK-영풍 연합의 자금줄을 맡은 NH투자증권이 고민에 빠졌다. 핵심 기술인력 외에 노동조합마저 거세게 반대하면서 파업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설상가상 80여곳에 달하는 고객사들은 적대적M&A가 이뤄질 경우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인 아연과 연(납), 귀금속, 반도체 황산에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부정적 영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일련의 부정적 요인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MBK-영풍 연합과 NH투자증권간 계약을 유지하는 데 중대한 사정 변경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MAC(중대한 부정적 변경 조항)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서상 위의 부정적 요인들이 '중대한 부정적 변경 사항(MAC)'으로 해석될 경우 NH투자증권이 MBK-영풍 연합에 제공하기로 한 차입금을 원래 계약대로 실행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실제 이번 NH투자증권과 MBK 간 거래에는 MAC 조항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AC(Material Adverse Change) 조항이란 중대한 부정적 변경 혹은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인수합병(M& A) 계약에서 종결을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거래를 마무리 짓지 않고 무효로 만드는 근거가 되는 조항이다.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 건에서의 중대한 변화는 핵심기술인력과 노조의 반대, 협력사 반발 등이다.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 인력들은 MBK가 경영권을 장악할 시, 전원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과 그외 핵심인력들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고려아연을 경영할 수 없다. 영풍 및 MBK에 회사가 넘어가게 되면 우리 기술 자들은 가지 않을 것이다. 다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해외사업(제련소 및 풍력, 태양광발전, 수소사업 등)을 벌이는 호주의 외국인 투자 및 인수합병에 관한 법률에 따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심의도 관건이다. FIRB는 자국 내 주요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인수합병에 있어 중국자본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FIRB는 중국계 기업 오스트로이드 코퍼레이션의 리튬광산 업체' 알리타 리소스' 인수를 막았는데, FIRB는 이전에도 중요 광물자원에 대한 중국자본의 투자를 불승인한 바 있다.
노조들의 반대도 부담이다.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MBK의) 적대적, 악의적, 약탈적 공개매수를 고려아연 2000명의 근로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당신들의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제반 상황은 NH투자증권에게 있어 계약을 이행하기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부정적 변경 즉 ‘MAC발동’ 조건이 갖춰진 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K측 관계자는 "MAC는 모든 인수금융 조항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사항"이라며 이번 인수 시도 과정에서 적용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을 대리하고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비밀유지 조항 등으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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