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입을 다물기 힘든 실적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반면 HLB그룹은 명운을 걸고 진행해온 간암 신약의 FDA 승인이 일단 불발되면서 하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17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보다 29.99% 상승한 44만65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3조363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4%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는 농심(2조4483)을 거의 1조 원가까이 앞지르고 있다.
사기(?)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 1분기 실적이 기폭제가 됐다.
16일 분기보고서 제출 결과 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지난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7% 늘어난 3857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01억원, 6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무려 235.2%, 194.3% 폭증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 실적 호조는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하지만 급이 다른 탓에 흔히 코인에서 쓰이는 '스캠(사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매출은 예상치 3251억원보다 18.6% 많았고, 영업이익은 예상치보다 90% 가까이 더 나왔다. 순이익도 예상치를 85% 상회하는 슈퍼 서프라이즈였다.
전통의 1위 농심을 앞서는 이익이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4% 늘어난 87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14억원, 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1.9%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도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음식료 업종 희대의 서프라이즈"라면서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종전 3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더블로 상향조정했다. '묻고 더블로 가'라는 말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삼양식품이 이렇게 상한가를 기록하는 반대편에서는 HLB와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한가까치 추락하는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있다.
HLB를 필루도, HLB이노베이션, HLB생명과학, HLB글로벌, HLB테라퓨틱스, HLB파나진, HLB바이오스텝, HLB제약 등 HLB 계열사 전부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이날 그토록 기다려왔던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FDA 신약 승인 건이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HLB는 이날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양곤 HLB 회장은 유튜브에 나와 FDA로부터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신약허가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FDA에서 보내온 문서를 보면, 리보세라닙은 문제가 없으나,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관련해 (항서제약 측) 답변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FDA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실사 과정에서 항서제약이 지적을 받았는데, 지적을 받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은 한 때 보트 제조 회사(HLB는 한국라이프보트의 약자다)였던 HLB가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로 등극하게 했던 일등공신이다. HLB그룹도 리보세라닙을 매개로 끌어모은 자금으로 M&A를 통해 일굴 수 있었다.
HLB는 알테오젠이나 리가켐바이오 등 여타 선두 바이오텍들과 달리 라이선스아웃(LO) 방식이 아닌 자체적으로 임상을 거쳐 승인까지 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진양곤 회장이 올해 초 직접 증권사 객장을 돌면서 리보세라닙의 승인을 자신했고, 이것도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는데 이번 승인 불발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승인 불발의 여파는 하루에만 끝나지 않을 수 있어 보인다. 하한가 잔량으로 봤을 때 그렇다.
HLB에는 1조5300억원 가까운 하한가 물량이 쌓여있다. 시총 1조800억원인 HLB생명과학엔 906억원의 하한가 물량이 있다. 시총 4945억원의 HLB테라퓨틱스도 418억원의 하한가 물량이 쌓여 있다. 7000억원 가까운 HLB제약 역시 하한가 잔량만 1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한가 물량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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