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신의 한 수'에 대해 과감히 동을 돌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나왔다. 17년차의 베터랑 애널리스트다.
신영증권은 21일 'HMM 매각에 대한 소고'라는 제목의 코멘트를 내고 팬오션을 분석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조선과 해운을 함께 분석하고 있는 엄경아 애널리스트가 썼다.
엄 애널리스트는 올해 41살로 2006년 신영증권에 퀀트 애널리스트로 입사했다가 진로를 바꿔 조선과 해운을 담당해오고 있다.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 가운데 홍일점으로 '조선의 국모'로 불린다.
'조선의 국모'는 조선 담당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이 줄줄이 떠나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꿋꿋히 지켜온 엄 애널리스트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담은 애칭이라고 볼 수 있다.
엄 애널리스트는 팬오션-JKL컨소시엄의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이유로 팬오션에 대한 커버리지(분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 경영자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경영자가 아니고 애널리스트 나부랭이(실제 보고서에 있는 단어다) 일반인"라며 "'승자의 저주'를 예상했던 팬오션의 인수 이후 1년 뒤 '신의 한 수'라고 평가가 뒤바뀌었던 그 일이 반복되길 바란다"고 전제했다.
기업 경영자는 HMM 인수를 결정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지칭한다. '승자의 저주'는 8년 전 지난 2015년 닭고기 회사가 무슨 해운사냐는 소리를 들었던 팬오션 인수 당시 나온 말이다. '1년 뒤 '신의 한 수''는 김흥국 회장의 결단력을 칭송하는 의미로 이어진다.
때마침 김홍국 회장은 이번 HMM 인수도 팬오션 당시처럼 '신의 한 수'가 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김홍국 회장은 지난 18일 모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할 때 ‘닭고기 회사가 무슨 해운사 인수냐’며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컸다”며 “당시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1년이 지나자 팬오션 인수는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를 180도 바꿨다"고 강조했다.
엄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신의 한 수가 되기까지의) 그 인내의 시간은 팬오션 주주의 주식가치 하락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가치 회복의 기간이 1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필자는 1년 이내 주식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명확한 주주가치 희석비율을 알 수 없음을 감안해 팬오션 커버리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HMM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3조원 대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유상증자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현실화될 경우 희석효과로 인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해진다.
물론 해운 시황이 예상 밖의 호황을 타면서 증자가 걸림돌이 아닌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로서 경영자와 같은 베팅을 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엄 애널리스트는 팬오션에 대해 주식 가치 희석 요인을 감안해 분석을 중단했지만 HMM에 대해서는 분석을 지속했다. 다만 그는 HMM의 적정주가를 주당 1만5000원으로 평가하고 기존 주가와의 비교를 통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21일 오후 2시4분 현재 HMM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0.18% 떨어진 1만9850원을 기록중이다.
그는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지 않은 주당가치로 매각처를 확정지은 HMM의 투자매력도도 반감됐다"며 아울러 "인수주체의 장기계획상 HMM이 글로벌 상위 5위의 선사로 커지기 위해서는 현재 2.8%에 불과한 선대점유율을 3배 이상으로 불려야 하고, 해당 선반기재 투자에만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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