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에서 지난달 열린 국제해저기구(ISA) 회합을 앞두고, 환경 보호를 호소하는 복수의 그룹은 “심해에서의 광물 자원 채굴을 일시 정지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이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테마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포브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상세히 보도했다.
이 요청은 표면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심해에서의 광물 자원 채굴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데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관련 주제에 관한 국제회의도 2024년 개최될 예정이다.
심해 자원 채굴은 과거 SF로 그려지는 이야기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유엔 해양법 조약에 근거해 1994년 설립된 ISA가 인정한 해저 광물자원 탐사는 이미 30건에 이르고 있다. 그중 6건이 중국이다. 이는 에너지 시장 및 지정학상의 정세를 크게 흔드는 개발 레이스의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해저에는 니켈, 코발트, 금, 은, 아연, 리튬, 구리를 비롯하여 주기율표에 기재된 원소의 대부분이 대량 존재한다. 이들 원소는 ‘다금속 단괴’라고 불리는, 해저에 굴러다니는 감자 정도 크기의 덩어리에 포함되어 있다.
이 덩어리에는 많은 종류의 희토류 원소(REE)가 포함되어 있다. REE는 녹색 에너지 외에 반도체나 AI(인공지능)와 같은 첨단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질이다.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이 촉진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적 광물 자원의 수요는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세기의 석유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지정학적 경쟁과 금전상의 이권을 발생시키고 있다.
REE 쟁탈전으로 칠레는 리튬 산업을 국유화했다. 또 중국에 의한 전기자동차(EV) 산업 지배를 뒤집으려는 미국의 움직임과 함께 미국 내에서는 REE 생산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해저 자원의 채굴이 실행으로 옮겨지면 중국에 의한 REE 제련의 독점 상황을 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지정학상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위험을 야기한다.
하와이 남동쪽 공해에 있는 클라리온 클리퍼턴 단열대에서는 해저에 존재하는 REE 탐사가 과열 상태다. 현재 심해에서의 채굴은 장비 시험 목적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캐나다의 메탈즈 컴퍼니(The Metals Company)는 심해 광물 자원 채굴을 목적으로 통합형 회수기 및 굴삭기 등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도 심해 채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이 분야에서는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REE의 쟁탈전이 세계적 규모의 싸움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바다로 눈을 옮기면, 나미비아의 해역에는 벵겔라 해류에 의해 많은 REE를 포함한 단괴가 퇴적돼 있다. 나미비아는 세계 최초로 자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해역 내에서 심해 채굴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나미비아는 또 허가 범위를 배타적 경제수역(EEZ)까지 확대, 이를 국제 표준으로 삼고자 한다.
해저 채굴에 의해 REE의 새로운 공급 경로가 열리면 서방국은 REE의 쟁탈전에서 보다 민첩하게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립이 더해지면서 긴장이 강화될 우려도 있다. 긴장의 대열에는 중국, 러시아, 인도, 미국 등 강대국이 대거 참여해 있다. 여기에 더해 페루나 칠레 등 경제규모가 중급인 나라, 심지어는 소말리아나 케냐 등 가장 가난한 나라들도 분쟁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분쟁이 발생한다.
해저에 잠자는 REE 광상은 인간이 소비할 수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이 되지만 이를 제한 없이 개발하면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주변 해역 생태계를 파괴하는 위험이 발생한다. 해저 채굴은 생태계의 단편화를 초래해 해저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해저 채굴은 또한 미립자 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발생시킨다. 이것이 다시 침전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해양 생물에 해를 끼치는 독성이 있는 '플룸(구름 모양의 덩어리)'이 생긴다. 더구나 채굴은 엄청난 소음 피해를 가져오고, 이 역시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해저에서의 산업활동은 생물 다양성과 해양 건전성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심해 채굴의 악영향은 인간에게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생물이 미립자 오염물질로 인해 죽을 수 있다. 수산자원에 피해를 주는 것 외에도 유럽에 온기를 공급하고 있는 멕시코 만류 등 해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해저 채굴로 생길 수 있는 환경 위협은 사전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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