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 앞바다 수온은 한 때 섭씨 38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금도 따뜻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중목욕탕의 욕조 수준이다. 이쯤 되면 바닷가로 나가 해수욕을 하며 피서를 즐긴다는 지금까지의 관행 자체가 무너진다.
지구 해양이 고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아직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북극과 남극과 가까운 바다는 여전히 시원하다. 북유럽에서 바닷물을 이용한 냉방 시스템이 가동돼 주목받고 있다고 유럽 소식을 알리는 포털 더메이어EU가 전했다.
기후 변화와 최근의 기상이변, 재난 상향을 고려할 때, 탄소 제로를 위한 냉난방 시스템 기술의 개발은 각국 정부의 최전선에 있다. 냉각을 위해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를 대체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산화탄소는 물론 메탄 발생도 대폭 줄이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여전히 에어컨은 열기를 밖으로 뿜어내 대기를 덥히고, 많지는 않지만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이 에어컨 대체 프로젝트 시행에 나섰다. 에어컨보다 효율적이고 훨씬 더 환경 친화적인 지역 냉방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에어컨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냉각을 위한 이 시스템의 핵심 자원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당연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바닷물이다.
코펜하겐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지역 난방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바닷물 냉방 시스템이 아니었다. 금세기 들어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최근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지역 냉방에 바닷물 냉각 시스템이 추가됐다. 코펜하겐에는 이미 15년 전인 2008년에 냉각소가 만들어졌다. 코펜하겐 항구에서 바닷물을 퍼 올린 다음 폐쇄 루프 시스템을 통해 전송되는 구조다.
코펜하겐에서는 그레이터코펜하겐유틸리티인 ‘호포(HOFOR)’가 이 지역 난방과 냉방을 모두 공급한다. 지역 난방은 공공 공급 서비스로 제공되지만 지역 냉방은 상업적으로 운영된다. 난방에 비해 냉방은 기초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희망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유료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현재는 호텔 객실에 집중 설치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일반 전기에 비하면 가격이 대단히 저렴하다. 압축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다소 있지만, 에어컨에 비해 소모되는 전력량은 바닷물 냉방이 40%나 적다는 게 호포의 주장이다.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시스템은 나아가 건물의 공간을 훨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지붕에서 제거된 에어컨 자리에 정원을 꾸밀 수도 있고 공동체의 사회적 공유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바닷물 활용 지역 냉방 시스템의 주요 고객은 코펜하겐에 소재한 호텔들이다. 2023년 현재 약 8500개의 호텔 객실에 바닷물 냉방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는 덴마크 전체 호텔 객실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럽도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바닷물 냉방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뿐만 아니라 화석연료가 없는 냉각기 생산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포에 따르면 이 시스템으로 인해 탄소 배출량은 기존에 비해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코펜하겐의 호텔 외에도 여러 은행, 박물관 및 백화점에서도 매력적인 바닷물 냉각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냉각 시스템도 큰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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