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제조의 여명기…“국가 청정 산업 전략이 국제질서 재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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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사진=픽사베이
풍력발전. 사진=픽사베이

청정 기술을 이용한 제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이 모든 산업에 파급되는 여명기인 것이다. 이는 에너지는 물론 다른 주요 산업에서 신규 시장은 물론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반면 새로운 위험도 야기한다.

전 세계 국가들이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제 국가와 정부가 산업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승패가 나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연 한국은 어떨까. 이 역시 심각하게 고민되는 지점이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친환경 탈탄소의 실천적인 전략보다는 구호로 그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탄소 제로 정책은 산업에서의 생산구조를 바꾸는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강제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기업 지원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탄소제로 구호는 약해졌다.

IEA(세계에너지기구)가 매년 발간하는 연간 보고서 ‘에너지 기술 전망 2023’은 미래의 에너지 기술 산업에서 글로벌 가이드북 역할을 한다. 이번 보고서는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EV 배터리, 수소 및 열펌프용 전기분해 장치 등 청정에너지 기술의 글로벌 제조 및 공급망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환이 향후 몇 년 동안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도 그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들이 발표한 에너지 및 기후 대응 약속을 100% 이행할 경우, 대량 생산 청정에너지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현재의 3배가 넘는 연간 약 6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청정에너지 제조업 일자리는 현재 600만 개에서 2030년에는 거의 1400만 개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며, 에너지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수십 년 동안 산업 및 고용이 더욱 급격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청정에너지 기술의 공급망은 지리적 집중도가 높다는 위험성이 있다.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전해조 및 열펌프와 같은 기술의 경우, 3대 생산국이 전 세계 제조 능력의 최소 70%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이 우세하다. 주요 광물의 대량 채굴은 소수의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호주, 칠레, 중국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조여지는 에너지 공급망으로 인해 청정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이는 청정에너지 전환을 더욱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게 만들었다. 코발트, 리튬, 니켈의 가격 상승은 전기차 배터리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2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거의 10% 급등했다. 풍력 터빈의 가격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상승하고 있으며, 태양열 패널도 비슷하다.

청정에너지 제조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가 다수 탄생했고, 진행도 활발하다. 세계 국가들이 발표한 대로만 진행된다면, 청정에너지 제조에 유입되는 투자는 순 제로 배출에 필요한 모든 과제 중 3분의 2를 해결할 것이다.

유럽은 러시아에서 공급하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한 국가나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막대한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힘들다. 비용보다 무서운 것은 주민들의 고통이다. 유럽이 에너지 자립에 충력전을 벌이고 그 중심에 청정에너지를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은 탄소 중립 경쟁에서 청정에너지 제조의 확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에너지에 관한 한 어느 나라도 고립된 섬이 아니다. 국가간 협력이 없으면 에너지 전환은 더 비싸지고 늦어진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소법은 광범위한 기후, 에너지 안보, 산업 정책을 다룬다. 모든 산업 정책에 대한 지원이 기후 대응과 차세대 청정에너지에 맞춰져 있다. 유럽연합의 ‘핏 포 55(2030년 EU 탄소 배출량을 1990년의 55%까지 줄인다는 정책패키지)’와 ‘리파워 EU’ 계획, 일본의 녹색 전환 프로그램, 태양광 패널 및 배터리 제조를 장려하는 인도의 생산 연계 인센티브 계획, 중국의 5개년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도 수소 경제나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정책이 과거 수년간 다수 발표됐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태양광 발전사업 가운데 25%만 공사 중이거나 착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는 35%, 전해질은 10% 미만이다. 정부 정책과 시장 육성이 그 비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의 60% 가까이가 국경을 넘어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나 풍력 터빈 역시 국가간 거래가 압도적이다. 물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국은 중국이지만 지정학적인 위험을 떠나 국가간 협력과 무역을 활성화시킬 필요는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 편중된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한 광물 등의 국가간 배분을 위해서도 협력은 필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국가와 정부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와 정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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