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포커스] 유럽 도시의 오염개선 노력 20년…“한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렵다”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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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 전경. 사진=픽사베이
파리 시내 전경. 사진=픽사베이

“숨을 들이쉬세요. 숨을 멈추세요. 숨을 내쉬세요.”

평상시 호흡할 때나 운동할 때 흔히 듣는 말이다. 들이쉰 공기는 인체에 산소를 공급해 대사를 일으키고 건강한 생명을 유지하도록 한다. 그런데 들이 마시는 공기에 인체에 유해한 요소가 포함돼 있다면 건강 유지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호흡기 관련 질병이 대표적인 예다. 오염의 정도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선진국들이 덜하고 신흥국은 심한 경향을 나타낸다. 선진국 내에서도 빈곤층과 차별을 받는 인종 거주지역에서의 오염이 심하게 나타난다. 대기 오염 정도는 불평등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지표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유럽의 도시는 어떨까.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환경청(EEA) 보고서를 분석해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유럽의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들이마시는 공기에 WHO 권장 수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오염된 미세먼지가 포함되어 있을 확률은 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물론 전 세계 평균 수치보다는 낮다. WHO 데이터는 세계 인구의 99%가 높은 수준의 오염 물질을 포함한 공기를 호흡하고 있다고 밝힌다. 물론 3%p로 눈에 보이는 차이는 적지만, 실제 환경적인 차이는 크다. 대단히 쾌적하게 느껴진다. 이는 유럽 각 도시가 탄소 제로에 온 힘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EEA의 유럽 대기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대기 품질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대기 질은 여러 곳에서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EU 역내 도시 거주민의 약 96%가 WHO 지침을 초과하는 미세먼지 수준에 노출됐다. 시민의 71%가 호흡하는 공기에 과도한 미세먼지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WEF는 밝혔다.

도시 거주자 10명 중 9명은 오존 및 질소 산화물 등 위험한 오염물질로 WHO가 분류한 물질에 노출됐다. 당시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봉쇄로 인해 유로존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약화됨에 따라 오존 수치가 전년보다 낮아졌지만 중부 유럽과 일부 지중해 국가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

EU의 대기질 기준은 WHO 지침보다 덜 엄격하다. 그러나 유럽은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의 제로오염 행동계획(Zero Pollution Action Plan)에 따라 WHO 수준에 맞추어 유럽 대기질 기준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5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소를 함유한 공기는 유럽에서 가장 큰 건강 위협 요소다. 대기 오염에 노출되면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생명을 위협하는 건강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병과 뇌졸중은 대기 오염과 관련된 조기 사망의 가장 흔한 두 가지 원인으로 지적된다. 2020년에는 EU 회원국에서 총 23만 8000명의 조기 사망이 WHO 지침을 초과하는 미세먼지 노출과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유럽 도시 지역의 오염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로 인해 2005년에서 2020년 사이에 독성 공기 흡입으로 인한 조기 사망은 45% 감소했다. 대기 오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증가와 도시 이주민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기 사망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염된 공기는 환경을 파괴한다. 오존은 식생을 손상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줄인다. 2020년 유럽 경제 지역 전체 산림 면적의 60% 이상에서 오존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오존과 같은 오염 물질은 농작물에 해를 끼치고 수확량을 감소시켜 농민의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 오존은 2019년 그리스, 알바니아, 키프로스,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에서 최대 9%의 작물 수확량 손실을 초래했으며, 다른 17개 유럽 국가에서는 5% 이상의 손실을 불렀다. 2019년 오존 오염으로 인한 유럽의 밀 수확 손실은 프랑스에서 3억 5000만 유로로 가장 심각했고, 독일과 폴란드 등 주요 밀 생산국도 큰 피해를 입었다.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및 암모니아와 같은 대기 오염 물질에 초목이 노출됨에 따라 산성화 및 생태계 손상도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는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대기질 지침(Ambient Air Quality Directive)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새로 제안된 조치는 오염 제한을 WHO 수준과 일치시키고, 오염 방지 조치를 위해 대기 질 모니터링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또 공기 정화에 대한 권리를 법으로 보호한다. 대기 오염으로 인해 건강 문제가 발생한 시민들이 피해를 청구할 수 있는 조항, 대기 질 보호 조치를 위반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 및 보상 규칙 등이 담긴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WEF 산하 ‘깨끗한 공기 연합(Alliance for Clean Air)’은 전 세계 대기 오염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합은 자국의 오염 물질을 측정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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