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따뜻해져 해양의 주요 해류의 속도가 느려지면 세계의 해안선을 따라 응축돼 있는 유기 해저 퇴적물 층에서 얼어붙은 메탄이 방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립과학아카데미회보에 발표돼 주목된다.
기후 변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비영리 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소개한 논문 요약 글에 따르면, 차가운 온도와 해저의 고기압은 강력하지만 수명이 짧은 메탄가스를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라고 불리는 얼음과 같은 형태로 격리시키고 있다. 이는 현재 세계 메탄가스의 약 6분의 1에 달한다.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 지구의 열을 올리는 메탄 배출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논문의 요지다. 보고서는 대서양에 있는 얕은 메칸 하이드레이트 층들이 지구 온난화에 크게 취약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유사한 사건이 먼 과거에도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온난화와 해빙의 방아쇠는 녹아내린 북극 얼음이다. 얼음이 녹으면서 신선하고 차가운 물이 대거 해양으로 유입돼 느린 해양 열펌프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를 교란시켜 북극의 찬물을 깊숙이 남하시키고 따뜻한 물을 지표와 북쪽으로 밀어낸다는 것.
최근 수십 년 동안 급속히 녹는 북극 얼음, 특히 그린란드 빙상으로부터 유입된 물이 해류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300~1300m 깊이의 바다를 따뜻하게 만들어 해저 20~30피트 깊이에 묻혀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UC산타바바라 기후과학자 시 웰디브 교수가 이끌었다. 팀은 기니만의 해양과 해안 상황에 대한 상세한 분석 수행했다. 웰디브는 우려되는 이런 일이 약 12만 5000년 전 에미안기(Eemian Age) 동안에도 발생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구 평균 기온은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의 변화로 인해 지금보다 약 1~2도 더 따뜻했다. 팀이 고대 해양 미생물의 껍질에 있는 미량 원소에 대해 분석한 결과, 따뜻해진 기온은 메탄을 얼음 상태에서 녹여 대기 중에 방출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웰디브는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현재의 온도 변화를 더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높은 온도로 인해 발생하는 전류 변화나 메탄 방출로 온난화가 확대되는 예상치 못한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당시 수심 300~1300m에서 섭씨 6.8도의 온도 상승으로 AMOC가 크게 교란됐었다고 썼다.
이는 얼어붙은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녹이기에 충분한 기온 상승이었고, 당시의 기후 사건은 지구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온난화에 대한 벤치마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논문에서 지적했다.
웰디브는 “그린란드 빙상이 녹아내린 물이 기본적으로 해양 순환을 방해해 깊은 해저에 얼어붙은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녹임으로써 메탄을 대량 증가시켜 더 큰 온난화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많은 기후 예측 모델들은 섭씨 1~3도의 온난화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녹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여러 기후과학자들은 해저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로 인해 더 큰 온난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호주 기후학자 펩 카나델은 이번 연구가 해양의 중간 수위의 물이 예상 평균 변화를 넘어 지역적으로 따뜻해질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카나델은 다만 "따뜻한 해양으로 인해 해빙되는 해저에서 방출되는 메탄은 아마도 현재의 기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화석연료 발전소 등 다른 배출원에서 방출되는 메탄보다 훨씬 더 느리게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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