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로(Nuro)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2016년 설립한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일반 자율주행차와는 차별화되어 있다. 누로가 개발한 자율주행차(AV)는 사람을 실어 나르지 않는다. 오로지 물건만 배송한다. 배달 전문 자율주행차다. 그래서 누로는 미국에서 이미 정식 면허를 받아 자율주행 배달차를 운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가장 최근의 펀딩 행사에서 6억 달러를 유치했을 때 누로의 평가 기업가치는 무려 86억 달러(11조3500억 원)이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구글 등이 누로에 투자했다.
초반기 차별화된 개발 방향과 콘셉트로 기선을 제압했던 누로의 행보는 요즘 조용한 편이다. 비즈니스의 안착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누로가 자율주행 배달 비즈니스 전략에서 서비스 지역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누로는 주력 운영 지역을 샌프란시스코 해안지역과 휴스턴으로 전환하면서 사막 한가운데에서 시행했던 피닉스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누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피닉스 기지가 10월 1일 최종 폐쇄될 것이라고 고지했다. 누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기지는 폐쇄되지만, 템피에서는 계속 운영될 것이며 직원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누로와 협력해 서비스를 해 왔던 피닉스의 여러 자율주행 차량 운영자(AVO)가 일거리를 잃었다. 협력업체의 경우 사실상 해고된 것이다.
내부 메일은 "피닉스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한 미래의 비즈니스 로드맵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해안지역과 휴스턴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회사의 자원들을 통합할 것이며 피닉스의 자율주행 배송차 운행을 즉각 중단하는 한편 오는 10월 1일까지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적시했다.
누로 대변인은 누로가 애리조나에서 도로를 운행하는 직접 운영 방식에서 원격운영으로 전환했다면서 피닉스 폐쇄를 공식 확인했다. 대변인은 피닉스는 폐쇄하지만 템피 사업은 유지하기 때문에 애리조나 주 단위의 폐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이 이야기하는 원격운영은 어떤 뜻일까. 이 대목에서 누로가 최근 인수한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아이크(Ike)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로는 아이크 인수를 계기로 지역배송에 국한된 비즈니스를 중거리 배송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트럭 배송이 여기에 투입된다. 피닉스 사업의 철수는 이런 전략 전환의 일환으로 보인다.
누로는 애리조나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을 지속해 왔고, 가장 먼저 상업 운영을 시작해 수년간 영업을 해왔다. 2018년 크로거(Kroger), 킹 수퍼스(King Soopers), 프라이스(Fry’s), 픽앤세이브(Pick ‘n Save) 매장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식료품 소매업체 크로거와 함께 자율주행 배달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시행된 시범 프로그램에서는 개조된 도요타 프리우스를 사용했고, 그 후 1세대 R1 자율주행 배달차로 전환했다. 크로거와의 협력은 휴스턴으로까지 이어졌다.
누로는 2020년 2월 미시간주 소재 루시 엔터프라이즈(Roush Enterprises)와 손잡고 설계·조립한 2세대 로봇 R2를 선보였으며, 이 자율주행 차량은 라이더(Lidar), 레이더(Radar), 카메라를 장착해 차량에 도로를 비롯한 주변 환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회사 이름과 같은 누로(Nuro)라는 명칭의 3세대 차량도 나왔다. 2022년 1월 공개된 누로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 북미법인과 협력해 제작될 예정이다.
누로 차량들은 사람이 아닌 식료품과 다른 상품들을 나르도록 설계되었다. 누로는 프리우스에서 주문 제작 차량으로 전환하면서 원격 조작 시스템도 강화했다. 이 시스템은 중앙 통제 센터에서 인간이 원격으로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통신하고, 필요할 경우 안내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안전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었다.
누로 대변인은 피닉스 폐쇄로 직원 중 3명이 해고를 선택했으며 2명은 누로의 피닉스 기지 폐쇄를 돕고, 나머지는 템피에 있는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또 휴스턴에 있는 4명의 직원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3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다른 감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누로는 2022년 1월 기준, 12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누로는 현재 월마트, CVS 등 다수의 유통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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