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움직이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홍수는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들에게는 최고의 위협이다. 코로나 재앙으로 인한 사무실 폐쇄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염병이 수그러들면 사무실을 다시 열면 되지만 홍수로 무너지면 더 이상은 없다. 비행기 두 대로 무너진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이 앞으로 더욱 빈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서부가 가뭄과 폭염, 산불 재앙이었다면 플로리다와 뉴욕, 보스턴 등 동부 해안 지대의 대도시들은 물, 바로 홍수 재양이다. 때로는 허리케인에 수반되기도 하고, 열대성 폭풍으로 몰려 오기도 한다. 홍수는 인명과 재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훨씬 큰 위험이다.
미국의 기후 위기를 분석하는 비영리 리서치 그룹 퍼스트스트리트재단(First Street Foundation)과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회사 아룹(Arup)은 “2022년에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70만 채 이상의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 단지가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침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기관이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는 ‘제4차 국가 위험 평가: 상업적 폐쇄의 증가’라는 제목으로 퍼스트스트리트재단 홈페이지에 실려 일반에 공개됐다.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기업의 경우 홍수로 인한 업무 중지는 총 300만 일에 이를 가능성이 있으며, 홍수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연간 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홍수 피해에 따른 수리 시간이 빌딩을 폐쇄시킬 것이며 소매 및 사무실의 손상으로 인한 생산성 및 생산량 손실로 대도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막대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먼저 미국의 해안 도시에서 총 72만 9699개의 소매점, 사무실, 다가구 주거용 부동산이 홍수 피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건물 수리와 교체 연간 비용은 2022년 135억 달러에서 2052년 169억 달러로 2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경제적 손실이 아닌 직접 수리비만 산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손상을 입은 빌딩의 총 사업 중단 일수가 2022년 310만 일에 달하며 2052년에는 400만 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연간 경제적 영향은 내년에 499억 달러를 기록하고, 2052년에는 631억 달러로 26.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뉴욕시가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에 드는 비용이 10억 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3만 채의 건물이 홍수 피해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마이애미는 뉴욕에 이어 홍수 위험 도시 2위를 차지했다. 프리덤 타워와 페레스 미술관 등 주요 랜드마크를 포함해 플로리다 시의 상업 건축물의 절반 이상이 홍수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안에서 떨어진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등도 마찬가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강과 수로를 따라 발전한 역사가 오래 된 도시들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해수 상승과 폭풍우로 인해 도시의 노후화된 기반시설이 위험에 처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피츠버그는 상업용 건물의 3분의 1 이상이 홍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베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한 타워들이 모두 포함된다. 보스턴은 상업용 건물 5채 중 1채가 침수 위험에 처해 있으며 필라델피아는 10채 중 1채가 침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퍼스트스트리트재단 설립자인 매튜 이바이는 게시글에서 "비즈니스는 계획과 투자,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필요로 한다. 아룹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미국 기업과 지역 경제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불확실성과 위험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았다. 홍수는 국가,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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