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지난 2주 동안 열린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은 많은 성과를 도출했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여러 협약과 체결이 이어졌다. 기후 변화로 인해 잇따라 터진 자연재해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에게 ‘이대로 있으면 공멸한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고, 위기의식은 이번 COP26 총회에서 엄중한 대책 촉구를 유도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200개의 국가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데 동의한 협정의 발표다. 참가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석탄 발전을 줄이기로 서명했다. 청정 전력을 늘리고 석탄에서 벗어나 재생 에너지로 전환한다고 약속했다. 석탄 개발 투자를 중지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을 적극 지원한다.
물론 난항은 있었다. 그리고 최종 결과는 당초의 초안에서 많이 후퇴했다. 처음에는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기’한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으로 단어가 바뀌었다. 협상 과정에서 인도와 중국이 주도하는 반발 세력과 타협한 결과다. 특히 인도는 “탄소 배출의 주범이 선진국이었는데 지금에 와서 신흥시장에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을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경제 개발과 빈곤 퇴치가 최우선 과제인데 석탄 발전을 폐기하면 대책이 없다는 논리도 폈다. 반대파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었기에 최종적으로는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간 부문에서의 합의는 의미가 크다. 미국을 비롯한 금융 선진 25개국의 기관장들은 2022년 말까지 화석연료 부문에 대한 국제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청정에너지 개발을 우선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공동 성명으로 채택됐다. 결과적으로 연간 178억 달러의 자금이 화석연료로부터 청정에너지 투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투자 종료일을 2022년 말로 못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지이용의 날을 기념하면서 지속가능성 확보와 오염 감소를 위해 농업 정책을 바꾸기로 한 것도 기록될 성과돠. ‘산림 및 토지 사용에 관한 선언’에 서명한 정부들은 산림의 개발을 중단하고 과거 상태로 되돌리며 토지 이용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한다는데 합의했다. 여기에 서명한 131개 국가들의 산림은 전 세계의 91%를 차지한다. 선언은 2030년까지로 시한을 두었다. 대표적인 예로 브라질은 저탄소 농업 프로젝트를 확장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10억 톤 줄이겠다고 했다. 독일은 2500만 톤 감축을 제시했다.
지구를 정화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해양 보호에도 힘을 보탰다. 2030년가지 세계 해양의 30%를 보호한다는 ‘30 by 30’ 목표가 더욱 확대됐다. 이번에 10여 개의 국가들이 이 목표를 지지한다고 서명함으로써 전체 국가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물론 환경단체와 유엔은 COP26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기대에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유엔은 COP26에서 도출된 성과가 빠짐없이 이행돼도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지구온도 섭씨 1.5도 이내 억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산하면 100% 이행을 전제할 때 섭씨 2.4도 상승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합의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과연 중국과 인도 등 주요 탄소 배출국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정책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제재할 특별한 수단은 없다. 종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니터링 정도만 수행할 뿐이다.
이번 협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억제하겠다는 전 세계적인 약속을 재확인함에 따라, 후속 조치의 가속화와 함께, 교통, 에너지,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더 강력한 국가 오염 정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엔의 나이젤 토핑은 "지금 순 제로 목표를 세우지 못한다면 후세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위험해지고, 인재를 유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석탄과 화석 연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일부 시한까지 제시된 것은 큰 진전을 이룬 것이라는 긍정 평가다.
COP26 대표 알록 샤르마는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폐막식 발언에서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무엇이 가장 시급한 것인지를 공감했다”면서 “글래스고에서의 약속들은 파리 협약을 이행하는 하나의 과정이며, 사회에 힘을 실어주고 쳠여시켜 변화를 이끄는 행동으로 나아갈 때”라고 역설했다. 동시에 “우리가 이 약속들을 지킬 때에만 살아남을 수 잇을 것이다. 섭씨 2도가 되면 이것은 지구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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