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퇴근시간 저녁대엔 여기 꽉 막혀요. 주말엔 더하고요. 하나로마트로 장 보러 가는 분들,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려는 주민들까지 겹치면 주차장을 연상케 할 정도이니까. 도로 확장 공사가 공연장 준공 후 반년을 더 기다려야 끝난다고 하는데, 6개월을 어떻게 버틸지 감이 안 와요.”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아레나 공사장 인근을 지나던 동아청솔아파트 주민 A씨는 도로를 살피며 걱정스런 말투로 얘기했다. 좁은 폭의 도로 때문에 지금도 고생하는데, 내년엔 아예 차를 못 끌고 나올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른 주민들도 서울아레나 준공에 대한 기대감보다 걱정과 우려를 더 많이 나타냈다. 공연장 인근 자운고등학교에 자녀가 다니고 있다는 주민 B씨는 “딸이 내년에 고3인데, 2만명 넘는 관객들 소음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스럽다”며 “인근 지하철역(창동역) 때문에 지금도 시끄러워 집에서 공부를 못한다는데, 내년엔 아예 집 밖에서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 인프라 준공으로 인한 집값 상승, 상권 활성화, 인구 유입 등 기대효과보다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인한 걱정이 더 커 보였다.
30일 창동 서울아레나 공사장 인근 주민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공연장이 준공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일대에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공연장 소음으로 인해 주변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것이라 우려한 이들도 상당수였다.

“지하철 소리도 시끄러운데 공연장 소음까지” 불만 속출
창동성원아파트에 거주하는 노년의 주부 C씨는 “지하철 통행소리 때문에 창문을 아예 닫고 잔다. 가끔 큰 경적소리가 울리는데, 그땐 귀가 아플 지경”이라며 “지금도 소음 참기 힘든데, 이렇게 큰 공연장이 들어서면 잠을 못 자는 날도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취업을 위해 공연장 인근 서울시50플러스 북부캠퍼스에서 교육을 받았었다는 D씨는 “건물 안에서 수업을 받을 때, 공사장 소음으로 집중이 안 된 때가 여러 번 있었다”며 “지금은 준공 직전이라 소음이 잦아든 상태지만, 당장 내년 준공 후 2만명의 관객이 내지르는 함성 소리를 생각하면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까’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이들도 많았다. 내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를 준비 중이라는 인근 거주 대학생 E씨는 “집에서 공부하는 건 아예 포기했다”며 “조용한 경기권에 방을 얻어 수능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창복중에 자녀를 통학시키고 있다는 주민 F씨는 “아들이 현재 중학교 2학년인데, 성적이 우수해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과학고 진학에 있어 중3 학업성적이 가장 중요한데, 공연장 소음으로 학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인력을 더 투입해서라도 도로 폭 확충 공사 준공 날짜를 서울아레나 준공 시기와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여건으로선 2만명의 관객을 한꺼번에 수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창동역 인근 G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주말 저녁 창동역 인근 도로는 숨쉴 틈 없이 붐빈다”며 “서울아레나 공연도 관객이 많이 올 수 있는 주말에 배정될 텐데, 지금 여건으로선 관객들과 주민들, 하나로마트 고객들을 모두 수용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창동대림아파트 인근 H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준공 후 수험생들이 예민해지는 기간인 7~8월에 공연이 진행되면, 항의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며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실정이라 수험생과 학부모들 걱정은 태산처럼 쌓여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답 없는 현장 인프라…시행사 최대주주 카카오 책임 여파
직접 본 현장의 모습은 주민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의 우려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서울아레나와 하나로마트가 마주한 도로는 양방향 4차로로 돼 있어 한꺼번에 많은 차량이 몰릴 경우 교통체증이 불가피해 보였다. 동부간선도로 통행을 위해 거쳐야 하는 마들로13길 일대도 왕복 4차선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도로 폭 확충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주민들이 우려한 ‘내년 상반기 서울아레나 준공 후 도로 공사 완료까지 6개월간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해 보였다.

소음도 심히 우려됐다. 서울아레나 반경 200m 거리에 창동고, 자운고, 창복중이 위치했다. 700m엔 자운초, 창동초, 창경초가 자리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자운초에서 지하철 통행 소리는 물론 공사장 소음도 들렸다. 학생들의 학습권은 물론 저녁 시간대 공연 관객 및 차량들의 이동으로 인한 통행 안전 문제마저 우려됐다.
서울 도봉구 창동 일대에 1만 8300석 규모 아레나 공연장과 2000석 규모 중형공연장, 영화관, 대중음악시설이 들어서는 서울아레나가 내년 상반기 준공된다. 발주처는 서울시이고 사업 시행, 자금조달, 운영은 카카오가 98%를 출자한 서울아레나 민간특수목적법인(SPC)이 맡고 있다. 시공사는 한화 건설부문이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일대 주민들로부터 ‘교통 체증’과 ‘소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가 불거질 경우, 우선적 책임은 발주처인 서울시에 있다. 그러나 SPC 최대투자자로서 공연장 일대 소음, 교통 영향 최소화를 위한 관리계획 수립, 이행 책임이 있는 카카오도 책임을 질 수 있단 분석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울아레나 안정적 운영 지원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레나 SPC 관계자는 “교통과 소음 등 주변 영향에 대해 관계 기관 및 지자체와 지속 협의 중”이라며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지속 소통하며 운영 방안을 점검,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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