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알뜰폰 사업자들이 월 10~20원 등 사실상 통신요금이라 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통신료를 받는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확대와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 둔화가 맞물리면서 벼랑끝에 몰린 알뜰폰 업체가 가입자 유지라도 하기 위해 사실상의 무(無)요금제로 승부수를 띄운 것.
23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핀다이렉트는 월 10원에 5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야기모바일은 4개월간 월 80원에 1GB를 제공하는 프로모션 상품을 출시했다. 1달로 치면 20원 꼴이다.

또 프리티모바일은 데이터 10GB와 음성·문자를 제공하는 월 110원 요금제를, 시월모바일은 데이터 5GB와 음성 23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월 110원 요금제를 내놨다.
이 외에 일부 사업자는 또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상품권 등 현금성 혜택을 제공해 체감 요금을 사실상 0원까지 낮춘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알뜰폰 업계가 이같은 초(超)초(超)저가 요금제 전략을 택한 것은 생존을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알뜰폰 시장 성장세 둔화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올해 1월 2만5588명에서 2월 1만6798명, 3월 8320명으로 계속 늘었다.
하지만 4월과 5월에는 반대로 각각 7353명과 1만1211명이 순감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동통신3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알뜰폰 가입자 유출 추세는 최근 이동통신3사의 저가 요금제를 지속 확대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3사는 최저 2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낮춘 롱텀에볼루션(LTE)·5세대이동통신(5G) 통합요금제를 선보인다고 잇따라 밝혔다.
KT는 다음 달부터 기존 5G·LTE 요금 체계를 통합요금제로 전환하고, LG유플러스도 기존 요금제를 통합·재편했다. SK텔레콤 역시 LTE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적용하는 등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런 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확대가 알뜰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알뜰폰의 강점이었던 가격 경쟁력이 예전만큼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이동통신사 저가 요금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스마텔 대표)은 스마트투데이에 “월 10원, 80원 요금제는 사실상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사업자는 수익이 나야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 혜택도 확대할 수 있는데 현재 시장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통신 3사의 통합요금제 확대 이후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줄었다”며 “가격 차별화가 예전만큼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초저가 요금제까지 내놓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 가능한 전략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알뜰폰 가입자 감소 배경으로 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확대와 함께 알뜰폰 서비스의 경쟁력 열위 문제도 함께 거론한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이 많이 낮아진 데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앞둔 수요 이동, 알뜰폰 서비스에 대한 일부 이용자들의 불편 인식 등이 (알뜰폰 초저가 정책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월 10원, 80원 요금제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며 “원가를 고려하면 장기간 지속 가능한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금융·유통 결합 서비스와 시니어·외국인 특화 요금제 등으로 사업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경쟁력 저하를 막을 대안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과 우리은행의 우리WON모바일은 금융 서비스와 통신을 결합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다른 사업자는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활용한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도 모색 중이다.
알뜰폰 업계는 앞으로 늘어날 회선 유지비 등에 따른 전반적인 서비스 유지 비용 부담 증가가 부를 어려움도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폐지되면서 알뜰폰 사업자는 이제 이동통신사와 망 이용 대가를 개별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올해부터는 전파사용료도 50%를 부담하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는 전액 부담 예정이다.
업계는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활성화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풀 MVNO는 무선망을 제외한 가입자 관리, 요금 청구, 유심(SIM) 발급 등 핵심 통신 인프라를 자체 구축·운영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이에 대해 김용희 교수는 “알뜰폰은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가격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하지만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 부담 등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알뜰폰 시장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 등 비용 구조 개선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나올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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