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KT가 400여 대형 고객사를 선점하며 인공지능고객센터(AICC)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이에 맞서 LG유플러스는 오픈AI와 손잡은 '자율 행동형 AI'로, SK텔레콤(SKT)은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으로 판도 뒤집기에 나섰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삼성전자 등 400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며 AICC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KT는 최근 삼성닷컴 챗봇 운영권을 따내는 등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이에 현재 KT가 AICC를 공급 중인 기업은 400여 곳, 공공기관용 구독형 서비스도 60여 곳에 달한다.
AICC는 기존의 단순한 인터넷 콜센터에 AI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고객센터를 말한다.
통신사가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타 산업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규모의 가입자 정보 등을 갖고 있고, 다양한 콜센터 운영 노하우를 이미 갖추고 있어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런 AICC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회사로 꼽힌다. KT의 최대 경쟁력은 보유 중인 압도적 데이터량에서 나온다. KT는 8년 전 자사 고객센터를 AICC로 전환한 뒤 월평균 1500만 건의 상담 데이터를 처리해왔다. 이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전문 용어와 사투리 인식률도 극대화했다.
실제로 KT 고객센터는 AI 도입 후 본인인증 시간이 24초에서 5초로 19초 줄었고, 상품 판매 성공률이 30%까지 상승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KT가 AICC 시장에서 독주하는 또 다른 배경에는 '태생적 체급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KT는 애초에 모바일 통신사가 아니라 공공망, 기업망, 데이터센터 등 국가와 기업의 혈관을 깔아온 '엔터프라이즈 기업' 성격이 강하다"며 "축적된 자산과 경험이 있기에 기업간거래(B2B) 체급이 경쟁 통신사인 SKT , LG유플러스와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SKT는 이런 KT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LG유플러스가 오픈AI와 LG AI연구원과 손잡고 '스스로 생각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승부수를 던졌고, SKT는 AI 인프라·모델·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 기존 AICC가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룰 기반'이었다면, 에이전틱 AICC는 AI가 스스로 고객의 의도를 판단해 계획을 세우는 '플래닝'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상담 도중 질문이 바뀌어도 맥락을 놓치지 않고 답변하며, 상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데이터로 전환하는 이른바 '피드백 루프' 기술도 활용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기반으로 제조·유통·병원 등 산업별 '맞춤형·완결형 상담'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SKT만의 AI 기술로 가상 상담부터 실시간 상담 지원, 상담 자동 요약 기능 등을 제공하며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고 한다. 실제 SKT의 AICC는 출시 3개월 만에 10여 개 기업 가입, 50여 개사 도입 문의 성과를 냈다. SKT AICC를 도입한 한 기업은 챗봇 활용 후 채팅 상담 비중이 100배 이상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향후 SKT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을 'AI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진화시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주는 '원 에이전트(One Agent)'를 구현하는 한편,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보안 강화로 서비스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통신 3사가 이처럼 AICC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선 이유는 이 분야가 가입자 포화 등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통신시장에서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어서다. AICC는 특히나 지난해 통신3사를 모두 휩쓴 해킹 사태 등으로 상실한 고객 신뢰와 올해 실적 저하 우려 등을 상쇄할 수 있는 유망 사업 분야 중 하나로 기대된다.
양대 통신사 수장이 지난해와 최근 모두 교체된 점도 통신업계가 AICC 등의 새로운 먹거리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에 힘을 주는 이유로 거론된다. SKT와 KT는 각각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정재헌,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를 출범했고, 이들은 수익성이 정체된 통신 본업을 넘은 새로운 'AI 수익 모델' 창출과 그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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