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란, 9개 구간으로 수수료율 구분...무신사도 동일
구간별 수수료율도 미세한 차이만 있어
무신사 "쓰레드업(ThredUp)'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적용"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무신사가 야심 차게 내놓은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가 경쟁 서비스인 ‘차란’의 수수료 구조를 사실상 그대로 베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마인이스가 운영하는 차란은 무신사 유즈드보다 앞서 풀필먼트(Fulfillment)형 리커머스 플랫폼 서비스를 개시했다. 차란의 정식 서비스 개시 시점은 2023년 8월로 무신사 유즈드보다 2년 앞서 있다.
차란과 무신사 유즈드는 고객이 맡긴 중고 상품을 팔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때문에 어떤 수수료 구조를 세우는지는 풀필먼트형 리커머스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차란은 판매 금액 구간을 구분했다. △30만 원 이상 △20~30만 원 미만 △10~20만 원 미만 △5~10만 원 미만 △3~5만 원 미만 △1~3만 원 미만 △1만 원 미만 총 7개 구간이다.
그리고 각 구간마다 다른 위탁 수수료를 책정했다. 상위 구간에서 하위 구간으로 갈수록 수수료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1만 원 미만 상품의 위탁 수수료율은 80%로 책정됐는데, 이는 차란이 판매 과정에서 드는 고정 비용(수거, 검수, 양품화, 판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신 판매 상품의 금액이 높아질수록 수수료율은 12%까지 낮아진다. 수수료율이 낮아져도 판매 금액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차란이 수취할 수 있는 수수료의 절대 금액은 커지게 된다.

그런데 무신사 유즈드는 이런 차란의 수수료 구조를 사실상 그대로 가져왔다. 무신사 유즈드 역시 판매 금액 구간을 7개로 나누었는데, 그 구분 금액대가 차란과 정확히 일치한다. 위탁 수수료율도 아주 근소한 차이만 보이고 있다. 차란의 최소 수수료율이 12%인 반면, 무신사의 최소 수수료율은 10%로 되어 있다. 또, 1~3만 원 구간에서의 최대 수수료율이 차란은 80%인 반면, 무신사 유즈드는 70%다. 딱 이 두 부분만 빼고 나머지 구간별 수수료율은 모두 동일하다.
풀필먼트형 리커머스 플랫폼은 한국에서 이제 막 시작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차란과 무신사 유즈드처럼 수거, 검수, 양품화, 가격 책정, 판매 등 거의 모든 과정을 위탁하는 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다. 리클과 뉴오프 등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두 업체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직접 매입 주체라는 점에서 차란·무신사 유즈드의 위탁 판매 방식과는 구별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차란이 수립해둔 수수료 구조는 업계에서 통용되던 내용으로는 보기 어렵다. 무신사가 차란의 서비스를 상당 부분 벤치마킹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유즈드의 수수료 구조가 차란의 수수료 체계를 참고하거나 벤치마킹한 부분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2009년 설립된 글로벌 리커머스 서비스 '쓰레드업(ThredUp)'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적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차란 서비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쓰레드업도 차란, 무신사 유즈드와 마찬가지로 판매 금액이 낮을수록 판매자가 회수하는 금액의 비중이 작아지는 식으로 설계됐다.
다만 쓰레드업은 한국의 두 회사와 달리 판매 금액 구간을 5개로 구분했다. 이 미국의 플랫폼은 중고 거래 가치가 매우 낮은 브랜드를 수익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또 쓰레드업은 판매자에게 14.99달러에서 34.99달러 범위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즉, 판매자는 중고 상품에서 얻는 수익 중 서비스 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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