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할증률 8·10% 고려한 최소 기대 기업가치
비상장 거래 주가 기준 기업가치는 3.9조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무신사의 IPO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선 적어도 4조 5000억 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9년과 2021년, 2023년 무신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및 PEF와의 투자 계약과 연관돼 있다.
IPO의 핵심 관계자, 홍산·IMM·KKR
무신사에 첫 대규모 자본을 투하한 곳은 홍산(HongShan)이다. 홍산은 전 세콰이어캐피탈의 중국 부문으로, 지난 2023년 독립해 나온 곳이다. 홍산은 2019년 시리즈 A 라운드에서 약 1000억 원을 투자했다.
2021년 시리즈 B 라운드가 진행됐다. 이 라운드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와 홍산이 함께 1300억 원을 투자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IMM인베스트먼트가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대략 2조 5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2023년에 진행된 시리즈 C 라운드는 약 2000억 원 규모였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이 리드 투자자(Lead Investor)를 맡았고, 웰링턴 매니지먼트도 참여했다.
KKR과 홍산, 그리고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가 기업공개를 진행할 때 IPO 주관사를 선정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IPO는 이들의 투자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최소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은?
벤처캐피털과 PEF는 투자 당시 무신사에 기업공개의 요건을 설정해뒀다.
먼저 홍산과 IMM인베스트먼트는 공모가 기준 회사 가치가 최소 3조 2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뒀다. 또 공모를 통해 모집된 자금이 11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달려있다. 사모펀드 KKR은 주당 공모가격이 최초발행가격 이상이고, 공개 유동주식이 회사의 공모 전 가치의 10% 이상이어야 한다고 요건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요건일뿐, IPO가 위의 조건대로 진행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산과 IMM인베스트먼트, KKR 등은 모두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했다. 홍산 및 IMM인베스트먼트는 8%의 상환할증률을, KKR은 10%의 상환할증률을 각각 설정해두었다. 즉, 이들은 IPO가 무산되더라도 상환권을 발동해 각각 8%와 10%의 IRR을 추구할 수 있다. 즉, 이들 투자자들은 IPO를 통해 최소한 이보다는 더 높은 IRR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IPO가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뒤인 2026년 8월 31일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이 4조 3000억 원은 되어야 투자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IRR을 충족하게 된다. 이 경우 홍산과 IMM인베스트먼트의 IRR은 9%와 8.3%, 그리고 시리즈 C 라운드 투자자인 KKR의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IRR은 11.5%로 계산된다.
KKR 등 시리즈 C 라운드 투자자는 기간별 요구 IRR도 정해두었다. 2024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 사이에 IPO가 완료됐을 경우의 요구 IRR은 15%다. 그리고 2026년 7월 1일~2027년 6월 30일의 요구 IRR은 12%다. 2027년 7월 1일 이후 요구 IRR은 10%다. 만약 IPO 과정에서 이 IRR이 충족되지 못하게 될 경우, KKR과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보유한 RCPS의 전환가액은 IRR을 맟주기 위해 낮아지게 된다.
밸류에이션 8조부터가 ‘잭팟’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성공적인 IRR의 경계선은 대략 20% 정도다. 소위 잭팟 투자를 가름하는 수치다.
IPO 시점을 2026년 8월 31일로 가정했을 때,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이 8조 원에 도달하면 잭팟이 터진다. 이 조건에서의 홍산과 IMM인베스트먼트의 IRR은 약 20% 전후를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KKR의 IRR은 무려 37%에 다다른다.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이 일부에서 거론하는 것처럼 10조 원에 도달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된다. 홍산과 IMM인베스트먼트의 IRR은 각각 24%와 27%에 도달한다. KKR의 IRR은 47%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한편,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에서 무신사 주가는 1만 9500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주가 기준 기업가치는 3조 9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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