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영국 런던 등에서 관광 수단이자 운송 수단으로 널리 애용되는 도로 위의 선로를 달리는 트램(노면전차)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르면 2023년 운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교통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 서울에서는 전차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기도 했으나 오래 전 버스로 대체되면서 전차는 서울의 거리에서 사라졌다. 신개념 친환경 트램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트램 노선의 계획·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트램 시설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설계 가이드라인은 권고안의 성격이며, 각 지자체에서 트램 노선의 계획·설계 시 도입 초기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활용 가능한 실무 지침의 성격이다.
가이드라인은 총칙, 선로, 신호, 전기, 관제 및 통신, 정거장, 차량기지 등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외 사례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그간 트램의 활성화를 위해 도시철도법, 철도안전법. 도로교통법 등의 법률 개정을 통해 트램의 운행근거를 신설하는 등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서울, 부산, 대전, 경기 등 5개 시·도는 총 18개의 트램 노선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는 등 도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 트램 사업은 지난해부터 지자체를 중심으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해 3월 대전광역시는 친환경 트램을 운행한다는 계획 아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이 사업이 예타 면제를 받은 것. 이에 따라 대전광역시는 7000억 원을 투자해 대전시 전역을 순환하는 트램을 건설해 도심 교통난을 완화하기로 하고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11월에는 수원시가 수원역에서 장안구청 구간을 친환경 트램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사업의 추진에 동력이 붙지 않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동탄은 지난 2월 화성시와 오산시가 트램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교통 운송 확충을 위해 도로와는 별도로 동탄 도시철도를 친환경 트램으로 해 화성과 오산을 연결한다는 것. 목표는 2027년 개통이다.
정부의 이번 트램 활성화 정책에 따라 대전 2호선, 부산 오륙도선, 서울 위례선 등이 노선별 기본계획 및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여기에는 동탄 트램 노선도 포함된다. 정부는 지자체의 트램 사업추진 과정에서 설계 가이드라인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램은 전용선로를 주행하는 도시철도와 도로를 주행하는 BRT(간선급행버스)의 특성과 장점을 두루 갖춘 교통수단이다. 소음이 적고 매연이 없는 친환경적인 장점과 함께 비용 측면에서도 지하철 보다 경쟁력이 있는 교통수단으로, 도시교통난 해소와 함께 도심의 재생 등에도 효과가 크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럽, 북미 등 389개 도시에서 2304개 노선이 운영돼 해외 주요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시교통 수단이다.
특히 이들 구미 도시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트램을 버리지 않고 노선을 살리면서 도시를 개발해 전통미를 살리는 효과도 거두었다. 우리가 구축하는 트램도 전통 문화와 어우러지는 문화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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