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해 공기 순화 도전...세계 최고 탄소배출 도시 오명 벗을까

사회 |입력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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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대니얼 모런 교수팀은 세계 189개국 1만 3844개 도시를 대상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공개했었다. 이 조사에서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수도권 일대는 연간 무려 2억 7600만 톤(오차범위 ±5180만 톤)으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의 도시보다 나쁜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인바이어런멘탈 리서치 레터스'에 실렸다. 배출량 상위 500대 도시에는 부산(50위) 대구(115위) 대전(126위) 광주(132위) 울산(155위) 등 한국 11개 도시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분명한 점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대기 질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신뢰받는 연구기관에 리포트로 실려 전 세계적으로 공개됐다는 사실이다. 서울 및 수도권의 규모와 인구밀도, 자동차 통행량, 수도권에 밀집한 중소 제조업 등을 종합해 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2년 동안 상황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 등 여러 조치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이 와중에 서울시가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전국 최초로 측정했다.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 이산 화탄소 양을 실제 측정해 도심과 외곽 지역 농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는 그리 좋지 않다. 서울 이외의 타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교통, 난방 등 도시 자체 배출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20~27 ppm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내부의 자체 배출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말하는 ‘도시 증가분(urban enhancement)’을 국내 최초로 규명한 셈이다. 서울 도심은 외곽 지역에 비해 여름철에 27 ppm, 겨울철에는 20 ppm 더 높다.

서울 중에서도 중심 지역인 용산 관측지에서 가장 높은 농도인 448 ppm을 기록했다. 해발 630 m에 위치해 외곽 지역을 대표하는 지점인 관악산은 423 ppm의 이산화탄소량이 측정됐다. 그 밖에 남산 하층부는 444 ppm, 남산 상층부 434 ppm 등이었다.

서울의 도시증가분(20~27 ppm)을 다른 외국 도시들과 비교하면 LA(30 ppm), 베이징(28 ppm) 보다는 낮지만, 대기 관리가 잘 되는 파리(7 ppm), 보스턴(1 6ppm) 보다 높았다고 한다. 서울시는 외곽 지역 측정소인 관악산과 도심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해 현재 용산, 남산, 올림픽공원 등 총 3곳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하고 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조사에서는 미국 LA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5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보다 광저우와 상하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많았다. 베이징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위 10위 10대 도시 안에 들지 않았다. 서울시의 발표가 맞는다면 2년 동안 서울의 대기 질은 많이 좋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외국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통계가 언제 시점이었는지에 대한 정확산 설명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시의 연구진은 서울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주 요인을 건물 난방 및 교통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 기후융합과학연구실이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온실가스 모니터링 및 연구를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추진한 결과다. 양측은 관악산, 남산서울타워 하층부에 설치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관측지와 용산, 남산서울타워 상층부에 설치된 서울대 관측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했다.

한편 기상청 측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1999년 이후 20년간 46.7 ppm 증가했으며,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난화로 해수면은 1989년 이후 49.7 ppm 상승했다.

류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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