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냈다. 지난달 충당금 적립 여파로 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증권가 전망보다 더 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박현주 그룹 회장이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 출범'을 내세우며 경영진을 교체한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충당금을 최대한 쌓을 것을 압박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6일 지난해 실적 변경 공시를 제출했다. 일정 비율 이상의 손익이 변경했을 경우 의무화된 실적 공시 규정에 따라서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51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8% 감소했다. 순이익은 2980억원으로 57.8% 격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둘 다 적자, 예상보다 큰 적자를 냈다.
3분기 누적 실적과 비교하면 지난해 4분기 1004억원 영업적자에 순손실 1579억원을 기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727억원에 순손실 275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부터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11일 증권업종에 대해 눈높이를 크게 낮춰야할 지난해 4분기라고 평가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적자를 추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주로 보유자산 평가손실과 충당금 영향에 따라 시장 기대를 대폭 하회할 것이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미래에셋증권이 프랑스 부동산 관련 손실을 약 400억원 추가 반영하고, 이외에 투자목적자산도 손실 인식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추정이다. 77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봤다.
현대차증권의 적자 전망은 꽤 큰 편에 속했는데 이보다도 더 큰 적자를 마주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영진 변화, 그리고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요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10월 박현주 회장이 2기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을 결단하면서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됐다. 대표적으로 박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퇴진이 그렇다. 창업멤버들도 일선에서 물러났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최 회장을 대신해 김미섭 사장, 허선호 사장, 이정호 홍콩법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최고경영진의 자리에 위치했다.
미래에셋그룹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고 100년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박현주 회장은 "26년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라며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년 경주의 출발선에 선 신임 경영진들의 앞길을 위해 부실을 대거 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이런 부실 떨이 유인이 있었던 가운데 금융감독당국도 부실 제거에 채찍을 들고 금융사들을 압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PF 사업장의 질서 있는 정리를 위해 금융회사에 충당금을 최대한 많이 적립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는 엄중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최고경영진 직접 면담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에 앞서 하나증권이 충당금을 쌓으면서 27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다. 미래에셋증권도 어닝 쇼크를 보일 만큼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부실 정리로 얼룩지는 것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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